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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건대, 커먼그라운드

건대, 커먼그라운드

 

 

분명, 몇 달에 걸친 호사에 의해 두둑해진 뱃살에 '저녁은 굶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회사 내의 신간 요리책을 읽어보다가 비주얼 좋은 사진과 음식을 소개하는 글에 군침을 흘렸다. 팥죽, 삼계탕, 삼겹살, 회, 떡볶이.. 수많은 음식들을 지나 돈가스에 이르렀고, 이내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가까워졌다. 조용히 집에 가려다 결국 임뚱을 만나서 건대커먼그라운드에 있는 '아비꼬'에 가기로 협의를 했다. 커먼그라운드에 갔더니 펭귄 인형이 땅바닥에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부산에선 판다였는데, 서울에선 펭귄이다. 왜 이렇게 해두었는지는 모를 일이었는데, 귀여웠다. 사람들도 요 앞에서 셀카도 막 찍고 있었다. 

 

 

아비꼬에 도착했다. 입구를 들어가 고개를 들어 이쪽저쪽 둘러보곤,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하필 테이블에 빛이 반사돼 눈이 좀 부셨지만, 먹고 싶은 걸 먹는다는 생각에 그쯤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됐다. 고민하지도 않고 2인세트를 골랐다. 카레우동하고, 카레밥을 둘 다 먹을 수 있고, 새우튀김에, 돈가스, 음료까지 먹을 수 있다. 가격은 25,000원. 맥주까지 시켜서 3,000원 플러스를 했지만, 이 맛이라면 아깝지 않다.

 

 

다 먹고 나니, 몸이 무거워졌다. 기분만이 아니라 정말 몸이 무거워진 것 같았다. 그래서 걷기로 했다. 건대에서 성수를 거쳐, 한강에 다다랐다. 그다지 먼 거리는 아니었다. 11월 중순인데도, 춥지 않았고, 시야는 탁 트였다. 한강에 비치는 불빛, 화려한 풍경이 공짜라니 더 좋았다.

 

 

밥 먹고, 한강에서 야경을 구경하는 일은 예사 호사가 아닌 듯하다. 핸드폰으로 찍었는데, 생각보다 잘 나와서 놀라버린 사진들.

 

 

한강까지 보고 났더니 기분이 업이 됐다. 괜스레 마구마구 사진을 찍어댔다. 어쩌다 보니 길이 엇갈려 성수에 있던 임뚱보다 내가 더 빨리 도착하게 해서 사게 된 머플러. 머플러 사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산. 그런데 봉투가 너무 예뻐서 더 기분이 좋아졌다는.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