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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로건》 : 휴 잭맨, 패트릭 스튜어트, 다프네 킨

《로건》 : 휴 잭맨, 패트릭 스튜어트, 다프네 킨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 울버린 마지막 이야기, 네이버 네티즌 평점 9점 이상. 바로 휴 잭맨 주연의 <로건>이다. 개인적으로 울버린 시리즈는 처음이어서 개봉소식에도 별달리 당기지 않았다. 그런데, 회사에서 점심을 먹다가 한 직원이 "혹시 로건 봤어요?"라며 말을 꺼냈고, 재밌다며 추천을 해줬다. "시리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괜찮아요?"했더니, 몰라도 상관없을 거라는 대답에 공짜 영화표도 있었겠다, 그럼 한번? 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보러 가게 됐다(극장에 갔더니 역시나 로건이 인기인지 좌석이 없어서 3번째줄).

 

 

영화는 처음 어둠에 싸인 밤, 차 안에서 지친 몸을 쉬고 있는 로건을 비춘다. 그런 그에게 낯선 무리가 접근하고, 이 무리는 로건의 차를 망가뜨리기 시작한다. 로건은 당장이라도 쓰러져버릴 듯한 몸을 이끌고, 그들과 피 흘리는 몸으로 다시 길을 나선다. 그가 떠난 곳은 멕시코 국경 한 은신처. 그곳에서 알비노 칼리반과 함께 프로페서 X를 돌보며 살아가고 있다. 이미 자신의 몸이 예전같지 않음을 느끼는 로건. 그런 그에게 계속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여자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가브리엘라. 자신을 간호사라고 밝힌 그녀는 자신과 소녀 '로라'를 다른 곳으로 데려다달라고 부탁하고, 로건은 받아들이지만 다음 날 그녀는 죽어 있다. 하는 수 없이 로라를 떠맡는데, 이 소녀는 로건과 같은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 그녀의 능력 때문에 정체불명의 집단에게 쫓기게 되고, 남은 능력이 얼마 없는 로건은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건 대결을 펼치게 된다.  

 

 

<로건>은 울버린 마지막 영화 탓인지, 전반적으로 우울한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로건은 상처 회복능력을 서서히 잃고 있고, 프로페서 X는 기억력의 한계를 보이며, 온전치 않은 기억 탓에 의도치 않게 무고한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알비노 칼리반은 급기야 나중엔 인질이 되어 동료들을 쫓는 신세로 전락한다. 그런 그들에게 운명적으로 다가온 '로라'. 이후 로라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고, 마음을 닫았던 이들은 점차 서로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꽤 뭉클하다. 평범하게 살아갈 수 없던 사람들이 평범한 가족을 만나 보냈던 하룻밤, 사랑하는 이를 남겨두고 떠나야만 했을 때 말은 없지만 충분한 위로들..

 

 

우리가 기대하는 히어로물과 다른 이 전개는 울버린 마지막 시리즈에 대한 긴 여운을 영화 팬들에게 확고하게 남겼다. 누군가는 '마블의 다크나이트'라고 칭할 정도이니까. 아역이나 성인 배우 할 것 없이 놀라울 정도의 열연이었고, 군데군데 깔아놓은 떡밥들도 튀지 않고, 개연성 있게 흘러갔다. 하지만, 울버린을 처음보는 내겐 이 영화 한 편만으로는 어딘가 좀 부족했다. 이미 팬이었던 사람들에겐 등장인물들의 변화가 충격이었던 것 같은데, 로건의 고뇌는 느껴지지만, 내내 힘 빠진 영웅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힘이 좀 빠졌다. 거기다 후반부에 로라와 같은 돌연변이 아이들이 위기에 처하는 장면에선 B급 영화를 보는 느낌마저 들었다. 절대적인 찬사를 받는 영화로 알고 있어서 보고 난 후에 '엄청난 영화였나?' 하는 의문이 조금 들었다. 한 번 정도는 괜찮지만, 솔직히 두 번 볼 마음은 들지 않는 영화였다. 대신 전 시리즈는 보고 싶어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