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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육아

드디어 d-day, 결혼

드디어 d-day, 결혼



드디어 약 1년이 넘게 끌어온 결혼식이 끝이 났다. 식이 진행되기 전에 플래너의 주인사항 팁을 카톡으로 전달받았고, 메이크업숍에서도 예약확인 연락이 왔으며, 식장에 보내야 할 팩스도 임뚱이 정리해서 잘 넘겼다(포토테이블 진행여부, 폐백음식, 2부 진행여부, 식대및보증인원, 혼주차량, 반주MR 등). 그리고 가족들이 확인해야 할 사항도 전달했고, 결혼식순 및 대본도 다시금 점검했다. 하지만 이때에도 별로 떨리진 않았다. 내일 결혼을 하는 구나, 하고 했지만 생각보다 '결혼식 전날'이라고 해서 별만 다르지 않았다.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잤다. 



D-DAY. 5시경에 일어나 7시에 메이크업숍에 도착했다. 촬영 때 갔던 곳이어서 어색한 것은 없었다. 지난번처럼 기초화장에 머리도 제대로 정리도 못한 몰골의 나를 완벽한(?) 신부의 모습으로 바꿔주었다. 헤어스타일은 고민하다가, 지난번이랑 좀 다르게 하고 싶어서 앞머리도 모두 올리는 걸로 골랐는데, 화보는 화보였고, 모델은 모델이었다. 

 


메이크업을 마친 후에는 의정부로 차를 타고 이동했다. 1시 예식인데, 너무 일찍 도착할 것 같아서 경로를 바꾸면서 갔다. 드레스를 식장가서 입는 줄 알았는데, 몇 시간을 입고 있으니 명치가 너무 아팠다. ㅠㅠ 시간은 금방 흘러 보조대기실 > 신부대기실로 방이 바뀌었고, 넓은 의자에서 사람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어색했고, 어색했고, 어색했다. 잘 웃던 친구들 보면서 그럴 수 있으리라, 했는데 역시 나는 아닌 것이다. 



곧 식이 시작되고, 임뚱의 현란한 춤이 끝나고 아빠와 입장을 해야 했다. "아빠 너무 떨려"했는데, "뭐가 떨리냐"라고 했던 아빠의 손을 잡았는데, 장갑 낀 손이 땀에 흠뻑 젖어서 뜨거웠다. 울컥울컥. 손을 잡는 대신 손에 땀을 식혀주다가 곧 입장했다. 왼손으로 드레스와 부케를 잡고, 발로 드레스를 차면서 나가라길래 그렇게 걸었는데, 동영상을 보니 엄청 빨리 걸었더라. 성큼성큼 수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식은 무난하게 진행되었던 것 같다. 임뚱의 춤, 우리의 혼인서약, 아버님의 담화, 축가, 이벤트 등. 사진을 찍을 땐 진행이 너무 더뎌 친구들이 밥 먹으러 못 가고, 계속 기다리는 게 보여서 초조해하긴 했으나 뭐, 어찌 되었건 마무리. 평소 난 눈물도 많은 편이어서 혹시나 눈물 쏟으면 어쩌나, 했는데 도우미 분이 울면 화장이 지워진다고 팁도 알려주셨는데, 눈물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 실수할까봐 온 정신이 거기에 있으니, 슬픔의 감정에 빠져들 새가 없었다. 


이후, 폐백을 마치고, 연회장을 돌고 진짜로 끝. 플래너에게 마무리를 잘했노라고 인증샷과 감사의 말을 전했고, 와준 사람들한테도 카톡으로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고, 친구들도 결혼을 축하한다면서 사진을 어마어마하게 보내주었다. 동영상도 잔뜩! 이제 큰 행사는 다 끝났고, 내일부터는 하와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