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식당, 카페

성수동, 리도엘리펀트(Redo Elephant)

성수동, 리도엘리펀트(Redo Elephant)



'우리 언제 만나죠?'라는 질문에 '오늘이요!'라는 대답으로 퇴근 후 급만남이 성사되었다(어쩔 수 없이 당일 약속 안 되는 ES씨까지 합류. 내 몸 편하자고 잡은 약속장소는 성수동. 항상 만날 때마다 분위기 좋은 곳을 찾아내는 EJ씨는 이날도 여전했다. 좀체 새롭지 않은 수제버거나 카레 정도를 떠올리는 나랑 달리, 또 핫한 카페를 알려주었다. 요번에는 '리도엘리펀트'. 동네 카페를 좀 다니겠다고 몇 번 검색했을 때 괜찮아보여서 가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실행으론 이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다녀올 줄이야. 



리도는 외관부터 근사했다. 오래된 여관을 리모델링 해서 카페로 탈바꿈시켰다고 했다. 이야길 듣기 전이라면 어딘지 떠올리진 못했을 텐데, 듣고 보니 그럴 듯했다. 2층 카페는 생각보다 넓었고, 문을 열었더니 안이 너무 근사했다. 조명이며, 가구며. 성수에서 새로운 카페를 뚫을 때마다 순위가 확확 바뀌는 것 같은데, 이제는 여기가 제일이라. 실은 여기가 집하고 먼 줄 알고, 언젠가 가겠지 하고 미뤘는데, 의외로 집하고 가까워서 더 좋았다(이마트 근방).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대신 카페에서 때우기로 해서 빵하고, 음료를 시켰다. 이제는 고정 룰이 되어버린 EJ씨의 총무 역할로, 우리는 적당히 뒤로 빠져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러고 곧 주문한 음식을 받아 2층으로 올라갔다. 높은 계단을 하나씩 밟아 2층으로 올라갔더니 세상에! 1층만 해도 인테리어가 훌륭했는데, 2층은 더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손님들도 생각보다 없어서 편하게 떠들기 좋았다. 그렇게 장장 4시간 정도를 떠들었다. 

 


이날 음료는 왠지 커피가 당기지 않았는지, 다들 레몬에이드랑 말차를 골랐다. 한 입 마시고 맛있다는 말은 미안하게도 나오지 않았다. 맛이 진한 편이어서 여러 번 빨대로 휘젓고, 마시니 좀 나았다(맛은 레몬에이드 < 말차였다). 그런데 맛있네 하고 느낄 정돈 아니여서, 속으론 커피나 먹을 걸 그랬나, 하고 생각했다. 빵은 개당 5천원이라 제법 가격이 나갔는데, 얘는 맛있었다. 개인적으론 아몬드 쪽이 더 좋았다.  



밝을 때 들어와서, 어느새 밤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늘상 했던 얘기들이고, 또 여기서 떠든들 변하지 않을 얘기들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긴 시간을 떠들다니. 어쩌면 아쉬워서 계속 이야기를 짜내서 해냈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