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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 170815-170826

일상, 170815-170826



동생의 생일 다음 날이 마침 광복절이었다. 집으로 놀러와도 부담이 없을 것 같아서 생일기념 파티를 했다. 친척동생 K랑 동생 하나랑 임뚱하고, 나하고 넷이서. 1차는 제주근고기, 2차는 곱창, 3차는 이마트에 들러 음식을 사가지고 집에서 마무리했다. 몇 시간 동안 계속해서 먹어댔었는지. 하루종일 들고 다녀서 찌그러진 케이크에 초를 꽂아 불었고, 인증 샷을 위한 레드와인까지. 생각해보면 우리 집안은 이렇게 생일 챙겨주는 건 없었는데, 잊지 못할 생일이 되었을 것이다.  




퇴근을 한 시간쯤 남겨두었을까. ES씨가 퇴근 후의 일정을 묻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EJ씨의 오랜만의 제기동 나들이 때문이었다. 회사에서 일찍 끝내주어서 잠시 들렀다고. 카페에서 잠깐 얘기만 할 생각이었는데, 이날 12시까지 같이 있었고, 집에는 택시를 타고 갔다(할증도 붙었다). 맛집을 알 리 없어서 코바코를 갈 뻔했으나, 다행히 검색으로 새로운 곳을 뚫었다. 바비큐플레이트, 파스타에, 맥주까지. 분위기도 좋았고, 맛도 기대 이상. 제기동에 이런 곳이 있었다는 게 제일 놀라웠다. 




주말인데 이틀 연속 집밖을 안 나간다 그러면 임뚱이 실망할 것 같았다. 뭐라도 할까 싶어서, 파스타나 먹으러 갈까? 하다가 어느새 장소는 성수동에서 삼청동으로 바뀌어갔다(내가 그랬지 뭐). 성수동은 비싼데 맛은 보장이 안 되고, 삼청동은 아는 언니랑 갔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임뚱을 꼭 데려오겠다고 생각했던 곳이었다. 이름은 '스미스가 좋아하는 한옥'. 전화까지 해서 자리가 있는지 확인하고, 비를 뚫고 도착했다. 피자는 역시 훌륭했는데, 파스타는 예전만 못했다. 꼭 큰소리 치고 데려오면 이 모양이다. 그래도 주말에 밖에 나왔고, 덕분에 5만 원을 썼던가. 




친구 L이랑 <애나벨>을 봤다. 영화가 끝나고도 나는 무서워서 흥분했는데, L은 "너라도 재밌었으면 됐어"라고 했다. 기대보다 무섭지 않았다고 했다. 퇴근하고 만나자마자 바로 영화를 보러 들어갔고, 제대로 얘기할 시간이 없었다. 체인점은 싫고, 오래 걷기는 싫고, 눈에 보이는 아무 카페로 들어갔다. L은 깔끔한 티가 마시고 싶다고 했는데, 여기는 엄청나게 달았다. 심지어 내가 시킨 레몬에이드도 너무 달았다. L은 도무지 되는 일이 없었다. 그러다 L이 얘기를 하다 말고, 가방에서 뭘 꺼내기 시작했다. 네일스티커랑 너츠랑 욕망 스마트밀이었다. 주고 싶어서 챙겨왔단다. 덕분에 신문물을 접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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