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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토르 : 라그나로크》 :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톰 히들스턴

《토르 : 라그나로크》 :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톰 히들스턴 



지난 주말 <토르 : 라그나로크>를 보고 왔다. 토르 시리즈에선 3편인데 사실 1, 2편은 보지도 못했고, 토르를 처음 본 것도 어벤져스 시리즈에서였다. 그때 토르는 다른 히어로들에 밀려 별달리 비중도 없었고, 매력도 없었다. 망치를 들고, 몇 마디 유머러스한 대사를 치는 좀 백치 같은 이미지였달까. 그러니까 이번 <토르 : 라그나로크>를 보기 전만 해도 토르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었단 말씀이다. 



이번 3편에서는 천둥의 신인 토르의 왕국, 아스가르드를 지배하려고 누나인 죽음의 여신 '헬라'가 찾아오고, 아스가르드가 멸망 위기에 처하는 내용이 그려진다. 설상가상 토르의 아버지가 죽고, 그는 헬라에게 자신의 상징인 망치마저 가볍게 파괴당한다. 그런 가운데 토르는 사카르 행성에 떨어져 어벤져스 동료인 헐크와도 대결을 벌이게 되는데…. 



토르는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한다는데 사실 자세한 건 모르겠다. 기본 지식 1도 없이 본 거라. 배경지식에 관한 건 하나도 모르겠고, 확실한 건 토르의 메인 영화인 만큼 그에게 매력을 제대로 몰아준다는 것. 근육질 몸매도 장난 아니고, 긴 금발 치렁치렁이던 머리를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잘리게 되는데 세상에나, 남자 머리빨이 이렇게 중요할 줄이야. 너무나 달라진 외모에 갑자기 토르에 굽신거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거기다 망치가 아닌 천둥의 신임을 제대로 보여주듯 자신의 한계를 멋지게 극복해가는 모습도 있고, 헐크랑 '우리 친구 아니냐'면서 계속 치대는 케미도 수준급! 



아무래도 클라이맥스는 죽음의 여신 헬라와 대결하고, 아스가르드인들을 지켜내기 위해 뜻이 달랐던 이들이 뭉쳐 싸우던 장면. 마블 팬들한테 이미 유명했던 것 같은 로키의 매력도 살았고, 발키리 역의 테사 톰슨은 같은 여자가 봐도 어찌나 씩씩한지(헐크는 좀 답답이 캐릭터였지만 마크 러팔로니까). 넷이서 헬라와 대치하면서 흘러나오는 레드 제플린의 'Immigrant Song'은 진짜 누가 골랐는지 모르지만 씬하고 찰떡. 시원시원한 보컬하고 토르의 파워업하는 장면이 만나서 진정한 역대급 장면이 탄생한 듯했다. 러닝타임 동안 속시원한 전개와 깨알같이 등장하는 유머, 만족스러운 음악으로 지루할 틈이 없었던 영화. 메인 이벤트가 돌아온다던 포스터의 그 말이 헛소리가 아님을 제대로 보여줬다(또 봐도 좋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