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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방송

《고백부부》 - 장나라, 손호준, 이이경

《고백부부》 - 장나라, 손호준, 이이경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지만, 안 쓰고 넘어가긴 아까운 드라마라 이제라도. KBS에서 제작한 <고백부부>는 평범하지 않은 드라마였다. 일단, 웹툰을 모티브로 한 예능드라마였고, 연장 없는 12부작, 거기에 장나라, 손호준을 빼고는 아예 얼굴을 모르거나, 얼굴을 알아도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는 배우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 보니 이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에 기대했던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됐을까. 



나도 그중 하나였으니. 처음엔 이 드라마가 하는지조차 몰랐고, 줄거리를 듣고서는 또 타임슬립에, 응답하라 시리즈라도 따라하는 건가 싶었다. 그런데 네티즌의 반응이 얼마나 호의적이던지. 궁금해서 한 편 봤다가 순식간에 빠져 들었다. 

30대 후반 이혼 위기를 겪은 부부가 20대 청춘시절로 돌아간다는 설정이 뻔한 타임슬립물이긴 했으나, 현실적인 대사를 내세워 공감대를 얻었고, 배우들의 기대 이상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잘 어우러졌다. 영화와 달리 웬만해선 드라마에 몰입하지 않는 편인데, 이 드라마는 보기만 하면 어쩜 그렇게 울렸다, 웃겼다 하는지. 특히 장나라, 손호준, 김미경 배우가 붙었다 하면 눈물은 필수인 것. 



<고백부부>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면서 전연령층이 공감하기에 좋았고, 개인적으론 별 거 없는 소소한 로맨스가 보기 좋았다. 여기에 4각관계의 축을 담당했던 신예 장기용이나 고보결도 악역이 아니라 좋아하는 상대를 위해 깔끔하게 단념하는 것도 좋았고. 예능드라마라는 한계를 벗고 화면도, 대본도, 연기도 모두 괜찮았던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다. 또 빼놓을 수 없는 이이경을 비롯한 각 조연들의 캐릭터도 누구 하나 빠졌다면 서운함을 느꼈을 것처럼 찰떡. 



최근 연기대상에서 장나라랑 손호준이 베스트커플상을 받았는데, 그게 또 드라마를 보던 시청자 입장에서는 보기만 해도 훈훈한 장면이기도 했다. 다만, 손호준이 연기를 그렇게 잘했는데 무관이었던 건 두고두고 아쉬울 듯. 그래도 <고백부부>의 성공으로 각 배우들이 자신의 필모를 잘 쌓은 느낌이라 다들 다음 드라마엔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