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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Day 1. 대구, 수성못 - 마루막창

Day 1. 대구, 수성못 - 마루막창



결혼식 때문에 내려갔던 대구에서, 자유가 된 우리가 처음으로 찾은 곳은 마루막창. 이날 저녁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막창을 먹으러 이곳에 올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대구=안지랑곱창골목'으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있어서 당연히 안지랑을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임뚱이 대구에 간다니 주변에서 이곳을 추천해줬다고 했다. 임뚱이 안지랑을 가본 적이 없어서 보여주고 싶었는데 괜찮다고 하니 결국 물 흐르듯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마루막창은 대구에서 소문난 막창 맛집이라고 하더니, 외관만 보고도 나름 그 명성을 실감하게 된다. 2층 건물에 규모가 얼마나 큰지. 사진으로 찍은 건 반도 안 되는 것 같다. 막창이 이렇게 인기가 있나, 지방이라서 그런가 하는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규모가 커서 그런지 직원도 많았고, 응대도 되게 체계적이었다(계산도, 주문도 빨리빨리 하는 느낌?).  



메뉴판을 보고 소막창, 돼지막창 1인분씩에, 막밥을 주문했더니 '모든 안주는 3인분 이상'이라고 적혀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결국 3인분을 시키고, 막밥까지 괜찮을까 싶었지만 괜한 걱정이었고, 맛있게 먹기로 한 김에 대구 소주(맛있는참)도 마셨다. 문득 안지랑에 갔으면 이렇게 돈을 쓰진 않았을 텐데, 둘이서 저녁으로 7만원 넘게 썼다니,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미 늦었고.  



주문을 하고 하나씩 나온 음식들. 기본 찬으로 번데기, 미역국이 나오는데 가장 신기했던 건 막창을 찍어먹는 소스. 쌈장 같은 건데 막창이랑 은근 잘 어울렸다. 막창은 보통 가게가면 볼 수 있듯 동그랗게 잘려 나오지 않고, 덩이째로 준다. 알아서 각자 스타일로 먹으면 되는 것. 막밥은 김치볶음밥 같은 비주얼인데, 덜 자극적이어서 자꾸 손이 간다. 



마루막창을 먹을 땐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판 미슐랭가이드라 불리는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리본 2개를 받은 유일한 막창집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미식을 잘 몰라서 그런 건지 잘 먹었지만 보통 막창집과 무슨 차이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더라. 그냥 비교적 깨끗하고, 넓고,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 그것 말고는 이같은 막창집은 서울에도 많은 것 같았다. 나중엔 이왕이면 안지랑 골목에 갔으면 신기한 풍경이라도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던 것도 사실. 어쨌든 현지인이 추천한 대구 맛집에서 무사히 첫날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