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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비하인드 도어》 - B.A. 패리스

《비하인드 도어》 - B.A. 패리스 



잠깐 장르소설에 더 깊이 발을 들였을 무렵, 굿리즈를 통해 알게 된 소설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Behind Closed Doors. 완벽한 남편과 아내처럼 행세하지만 실은 남편이 사이코패스라는 전형적인 설정인데도 불구하고 독자 서평 사이트인 굿리즈에서 엄청난 호평과 함께 미스터리 소설 분야 베스트에도 오른 책이다. 출간 전부터 미리 책소개를 읽고 흥미가 생겼는데, 곧바로 아르테에서 <비하인드 도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출간했다. 역시나 출간되자마자 인기가 높았고, 내 감이 틀리지 않았단 걸 알고 싶어서 조용히 뒤에서 응원하고 있었다. 여전히 읽진 않은 채로.  


그렇게 내내 마음속에만 두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틀만에 다 읽었다. 사실 따로 읽고 있던 책도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집중이 안 돼서 멈추고, 이 책으로 갈아탔다. 먼저 읽은 후배에게 어땠냐고 하니, 나쁘지 않다고 해서(아닐 땐 확실하게 말해주니까)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로 첫 페이지부터 확실하게 내용으로 잡아 이끈다. 

지인들을 초대한 저녁 식사 자리. 잘생긴 변호사 남편 잭 앤젤과 고난이도의 음식을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아내 그레이스 그리고 이들을 칭송하는 지인까지. 완벽해보이는 자리인데도 왠지 일이 뒤틀어질까 불안해 하는 그레이스의 속마음을 통해 소설은 초반부터 긴장감을 선사한다. 대체 왜? 뭔 일이 있었던 건데? 하고. 


소설 <비하인드 도어>는 그 저녁 식사 자리를 시작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그레이스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걸로 독자들은 잭과 그레이스 사이에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고, 현재 어떤 상황인지를 완벽하게 이해해 나간다. 완벽한 커플처럼 보이는 부부가 서로의 의도대로 상대를 조종하기 위해 벌이는 치밀한 심리 게임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지만, 간혹 깊게 파고들면 허술해 보일 만한 구석이 군데군데 있다(잭의 신상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결혼을 한다든가, 갑자기 다운증후군인 동생 밀리가 똑똑해진다든가 등). 이런 부분에 크게 개의치 않으면 마지막 결말까지 몇 가지의 반전을 만나면서 완벽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등장인물의 쓸데없는 소비가 없어서 좋았고, 미리 깔아둔 복선을 깔끔하게 회수하는 마지막 씬은 정말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밀리의 방 색깔이 뭐였지. 그레이스?" 


이제 내게 남은 일은 영화가 개봉하길 기다리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