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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지르거나말거나

2018, 7월의 책 리스트*

2018, 7월의 책 리스트*


1월, 4월 그리고 지금은 7월. 원래 내 계획대로라면 다달이 책 리스트를 올리는 건데,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 법. 바빴다는 것도 한몫했지만, 책만큼 재미난 것들에 빠져버려서 좀체 진도가 나질 않았다. 책을 구입하는 속도와 읽는 속도가 맞질 않으니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됐다. 그 가운데에서 사지 않곤(혹은 읽지 않곤) 못 배겼던 책이 바로 이것들. 



1. <작지만 확실한 행복>,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사 

'소확행'이라는 말이 실은 하루키 에세이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길 듣고, 궁금했다. 하지만 내 돈 주고 사기엔 도무지 내키지 않는 표지 때문에 망설이던 차 후배가 빌려주었다. 지금 여기에 써두는 책들 중 가장 읽고 싶었던 책이어서 제일 빨리 읽었고(이것도 몇 주 걸림), 리뷰도 금방 썼을 정도로 무척 좋았다.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이렇게 재밌게 하는 사람은 하루키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만족. 지금 이것 때문에 에세이 세트집을 살까, 말까 하고 있다. 이런 맘이 들기 시작하면 시간 문제지만.  


2. <누구>, 아사이 료, 은행나무 

개인적으로 일본의 문학상 중 신뢰하는 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서점대상', '나오키 상' 정도. 다른 상은 원래 잘 알지 못하기도 하고, 간혹 수상 때문에 샀다가 '재미'를 못 느꼈던 적이 있어 크게 관심이 없다. 그런데 이 소설은 나오키 상을 수상한 데다, 허세와 위선으로 가득한 청춘들의 자화상이라는 주제가 끌렸다. 뒤표지에 있는 "너, 실은 나를 비웃고 있지?"라는 멘트가 결정적이었는데, 아직 다 읽진 못했다. 대충 앞을 읽었는데, 초반부는 생각보다 지루해서 약간 실망. 좀 더 집중력이 향상되는 때에 도전해보리라. 


3. <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 가쿠타 미쓰요, 인디고 

운동도 싫고, 아직 '나이'를 운운할 정도까진 아니며, 가쿠타 미쓰요라는 작가를 모른다. 그런데 왜 나는 이 책을 산 걸까? 몇 번의 포인트가 있었는데 우선 일러스트와 제목이 산뜻하다. 그리고 에세이지만 작가가 썼으니 글은 제법 썼을 것 같았다, 또 네이버 책문화판에 자주 노출되길래 출판사가 열심인 것 같아서 이런 책은 사줘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좋아서 골라놓고 지금은 108쪽에 멈춰있다. 이유는 생각보다 책에서 다루는 운동의 종류가 다양하고, 수준이 높아서인데, 일단은 좀 더 멈춰있을 것 같다.  


4. <혼자가 좋다>, 프란치스카 무리, 심플라이프

제목도 좋고, 표지디자인도 좋고, 출판사도 좋았다. 그래도 책을 사기 전에 잠시 고민은 해야지, 싶어서 작가 소개를 읽었다. 저자가 문화학자이자, '출판 편집인'이자 프리랜서 작가라고 했다. 다른 건 모르겠고 '출판 편집인'이라는데 사야지, 암. 그렇게 더 이상 작가 소개를 읽지 않고 그대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책을 질렀다. 그런데, 집에 와서 제대로 읽어보니 '전인적인 치유와 영성에 관심이 많으며'라는 문구가 있었다. <시크릿> 이후로 영성은 철저히 기피 중인데.. 그래도 일단 읽어보려고 앞을 읽는데, 작가의 말부터 약간 혼란스럽다. 선입견이란 게 이렇게 무섭다. 그래도 좋아하는 제목이고, 좋아하는 디자인이고, 좋아하는 출판사니까 읽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