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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생활/생활의태도

책상, 안 쓰는 펜 정리하기

책을 읽다가 '펜 정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의 저자는 잘 쓰고 있는 펜과 안 쓰는 펜을 한꺼번에 통에 넣지 않고, 지금 당장 쓰지 않을 펜은 '대기 펜'이라는 식으로 이름을 붙여서 따로 빼 두었다가 필요할 때 조금씩 보충을 해둔단다. 그렇게 정리를 하면 통에는 현재 자주 쓰는 펜들만 간소하게 갖춰져 있어서 사용할 때 편리하다고. 

 

글을 읽고 괜찮은 아이디어란 생각에 곧장 내 책상 펜 정리에 나섰다. 통에 가득 들어 있던 펜을 전부 꺼내서 잘 쓰는 펜(가운데)/버릴 펜(오른쪽)/지금은 안 쓰지만 언젠가는 쓸 펜(왼쪽)으로 분리했다. 펜이 저렇게나 많았지만, 정작 자주 쓰는 펜은 몇 개 없었다. 애초에 이렇게 펜이 많아지게 된 것부터가 내가 직접 구입한 탓도 있지만, 이벤트용으로 어쩌다 받은 것들도 많아서 더욱 뒤죽박죽이었다.

 

왼쪽 사진은 언젠가 쓸 펜. 여기저기 무난하게 쓸 수 있는 검정펜과 강조할 수 있는 빨간펜을 자주 쓰는 편이다. 책상 서랍에 그냥 두었다가는 산 걸 잊어버릴까 봐 통에 한꺼번에 넣었는데, 그러다 보니 이것저것 괜히 건드려서 쓰는 경우가 많았다(질리는 속도도 더 빠른 듯). 당장 필요한 것만 갖추고 이것들은 '대기 펜'으로 준비한다. 

 

오른쪽 사진은 버릴 펜. 좋아했던 펜이었지만 잉크가 다 됐다거나, 필기감이 별로 좋지 않아서 손이 잘 안 가거나, 쓸 때 두근거림이라든가 하는 별다른 설렘을 주지 않으니 버려도 무방한 것들이다. 통 안에 이렇게 불필요한 것들이 있었는데, 그냥 대충 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필기할 일이 생겼을 때, 꺼내 썼다가 나오질 않아서 괜한 번거로움을 겪기도 했었다. 이제 그런 일은 없다. 

 

왼쪽 사진은 정리 후 통에 남은 펜. 그동안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좋아하는 펜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간편하게 쓸 수 있다. '대기 펜'으로 한 단계 등급이 낮아진 펜들은 안 쓰는 고무줄로 묶어서 서랍 속에 쏙 넣어두었다. 이제부터 다 쓴 펜은 바로바로 처분하고, 대기 펜을 통으로 옮겨줄 예정.

 

괜히 문구점 같은 곳엘 가면 뭐라도 사고 나와야지 기분이 좋아져서 가장 지르기 쉬운 '펜' 같은 것들을 사왔는데, 요번 정리를 통해서 당분간은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내가 좋아하는 펜들의 특징을 좀 더 잘 알게 되었다. 바닥에 떨어뜨려도 쉽게 고장나지 않는 내구성이 튼튼한 펜, 오랜만에 쓰더라도 잉크가 마르지 않아 힘주어서 쓸 필요가 없는 펜, 너무 촉이 얇은 펜보다는 어느 정도 굵게 써지는 펜 등등. 이런 걸 알아두면 앞으로의 쇼핑은 좀 더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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