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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Day 4. 도쿄 - 에노시마, Tully's Coffee

슬램덩크 촬영지로 유명한 가마쿠라고코마에역을 지나 에노시마 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날의 마지막 코스라고 볼 수도 있는 셈. 에노시마로 이동하기 위해선 에노덴을 타고 이동. 조그만 전철에 덜컹거림을 느끼면서 느긋한 풍경을 감상하며 갈 수 있다. 

 

시내의 도로 한가운데를 이렇게 이동한다는 게 이날 여행의 포인트. 오래오래 타도 좋았을 것 같은데, 실제론 가마쿠라고코마에역에서 2정거장(4분, 190엔)의 짧은 거리. 책에서 읽으며 기대했던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어쨌든 만족. 

 

계속해서 걷고, 구경하고 어쨌거나 쉴 틈 없이 돌아다닌 터라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자주 만나는 체인 커피숍 Tully's Coffee(일본어론 타리즈라고 읽는다). 에노시마역으로 나오면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는 카페다. 저녁을 먹기엔 조금 이르고, 점심이라기엔 너무 늦은 애매한 시간대여서 그런지 큰 카페인데도 사람은 별로 없었다.  

 

목이 말라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손님이 별로 없어서 거의 우리가 통째로 빌린 양 편안하게 쉬었는데, 딱히 할 건 없어서 이 커피 사진만 대체 몇 장을 찍었는지 모르겠다. 

 

입구를 들어오면 바로 카운터, 그리고 그 옆으로 탁 트인 (약간 회의하기 좋아보이는) 테이블이 자리하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큰 창 밖으로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할 수도 있다. 일반 체인 커피숍이기도 하고 별다른 건 없지만, 깔끔하고 친절하고 맛도 괜찮은 편. 오래 쉬기에도 좀 괜찮아서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하거나 해도 괜찮을 듯한 곳. 

 

카페에서 아픈 다리를 쉬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일본 특유의 깔끔히 정돈된 거리, 튀지 않는 단정한 색의 건물들이 눈에 띄었다(일본스러움 물씬). 사람들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지 않아서 적당한 소란함을 느끼며 둘러보기 좋았다. 카페에서 시켰던 아메리카노는 테이크아웃해 가져왔는데, 들고 있으니 손이 시려웠던 날. (사진을 보니 그날의 추위가 느껴진다. 6월이었는데)

 

에노시마 신사를 향해서 계속 걷는 중. 이곳은 에노시마 대교·벤텐교. 도쿄의 번화가 쪽에 있다가 갑자기 여기서부터 분위기가 급변하는 느낌이다. 뭔가 도시 < 자연으로 바뀌는 분위기랄까. 다리 주변에 심어진 나무들의 모습이나 전통 스타일의 조각상들 같은 것들도 분위기에 한몫했다. 

 

대교로 가려면 이 아래를 통해서 가면 됨. 쭉 펼쳐진 대교 앞엔 번화가가 보여서 목표를 향해 걸을 만. 목표였던 에노시마 신사까지는 카페서부터 약 20분 정도의 거리. 구경하면서 가기에 적당하다.  

 

점차 하늘도 밤이 되려는 듯 푸른색이 되어가고, 멀리 후지산의 모습도 보였다. 이렇게 걷다가 후지산을 본다는 건 생각도 못해서 흥분. 시시각각 후지산 주변으로 빛이 달라져 구경하는 것도 꽤 장관이었다. 

 

어느새 20분이 지나서 마을(?) 입구로 도착. 에노시마로 온 뒤로 가장 북적임을 느꼈던 곳인 것 같다. 천천히 조용히 걷다가, 관광지 느낌을 확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재밌는 곳.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도리이를 지나서 신사를 보러 올라가는 중. 

 

관광지답게 좁은 길 양옆으로는 각종 매장들이 자리해 있었다. 하지만 피크 시간이 아니어서 먼저 문을 닫은 곳도 있고, 살짝 들뜬 정도의 분위기. 좀 더 활기 넘치는 에노시마를 구경하려면 더 서둘러서 낮에 3시 정도엔 도착하는 편이 좋겠구나 싶었다. 신사는 바로 요 앞인데, 이건 다음 포스팅에 연결해서 쓰는 걸로. 여기까지는 에노시마 인트로 정도.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