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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 :: 한강자전거, 홍대미팅, 로즈데이

-2019.5.5

연휴 기간 매일 집에서 뒹굴거리다 몸이 찌뿌둥해서 임뚱하고 한강으로 자전거 타러 고. 날씨도 딱 자전거 타기 좋은 날이라 정말 간만에 따릉이를 탔는데, 기분이 겁나 상쾌해지는 것. 날이 좋아서 집앞 따릉이 대여소에는 자전거가 한 대도 없었고, 멀리 이마트 쪽으로 가서 빌려와야 했을 정도. 

따릉이 코스는 집에서 성수대교를 지나 반포대교까지. 약 40분 정도 걸리는 구간이고, 가는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계속 페달질. 임뚱이랑 에어팟 하나씩 나눠 끼고서 꽂혀 있던 '언니네 라디오 안영미 지인자랑' 코너를 들었는데, 웃으면서 가서 금방 도착. 

 

반포한강공원에 도착하니 해가 뉘엿뉘엿.ㅋㅋㅋ 얼마 타지도 않았는데, 집에서 밍기적거리다 늦게 나왔더니 하루가 거의 끝나가는 중. 도착하자마자 고대했던 핫도그 하나 사서 먹고, 나들이 나온 사람들을 잠시 구경-. 배달주문해서 시켜먹는 사람들도 많고, 텐트나 돗자리 깔고 노는 사람도 많고, 책을 읽거나 영상 보거나 다들 알차게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서 사람들 구경만 해도 재밌음.ㅎㅎ ㅎ 잠시 있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봄 되면 자전거 타야지 했었는데, 어쨌든 생각을 실천에 옮겼던 날. 

 

-2019.5.9

보통 평일엔 회사에 붙박이처럼 붙어 있는다(연차도 다 써버림^^!!). 그런데 간만에 방콕 작가님하고 미팅이 잡혀서 멀리 홍대까지 나와 점심을 먹었다. 정말 오랜만에 작가님도 뵙고, 책을 비롯한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제기동과 용두동에는 찾기 힘든 예쁜 브런치집에서 브런치랑, 음료랑 먹었다. 평소 못 먹는 음식과 여유로운 점심식사도 좋았지만, 간만에 햇볕 쨍한 곳에서 광합성했던 게 제일 좋았다. 

 

간만에 만난 작가님이 해주셨던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건 건강이야기.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는 직업은 허리가 금세 안 좋아진다고. 지금은 괜찮을지 몰라도 40대가 되면 훅- 가니깐, 건강 잃은 다음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부터 관리하라고.ㅠㅠㅠ 음식 관리도 잘해야 된다 하셨는데 들을 땐 정말 와닿지만, 당장 아프지 않으니 신경을 덜 쓰게 된다(살도 찌고 있어서 걱정인데). 그리고 나머지는 개정 시기와 작업, 리디자인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늘 고민이 많은 작가님인 만큼 업그레이드한 버전으로 작업을 또 꼼꼼히 해서 잘 나갔으면 싶다.

 

-2019.5.10

원래 10시 출근이었던 임뚱이 시간대를 1시간 앞당기면서 퇴근시간이 다시 나랑 잘 맞아졌다. 시간대가 안 맞았을 땐 밥도 따로 먹을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다시 같이 외식 모드로. 이날 외식은 우리가 좋아하는 이자카야, 타노시. 간만에 가도 서비스나 맛이나 분위기나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맨날 생각하는데, 동네에 이런 이자카야 하나 있는 거 너무 좋은 듯.

 

메뉴는 고정 메뉴 모둠회, 그리고 국물이 있었음 싶어서 어묵탕. 진짜 맛있는 어묵이었고, 얼큰하게 해주셔서 먹을 때 정말 맛남. 여기에 인생튀김이라 할 수 있는 튀김까지. 너무 맛있어서 둘이 왔는데도 겁나 푸짐하게 먹었다. 이런 최고의 안주로 나눈 우리의 대화의 90%는 일. 겁나 워커홀릭이야.. 서로 일 얘기하고 싶어 가지고 '내 얘기 좀 들어봐봐' 하고 계속ㅋㅋㅋ

 

-2019.5.14

퇴근하고 임뚱하고 또 외식. 먼저 퇴근한 나는 살짝 시간이 떠서 성수연방 아크앤북에 가서 책 구경하다가 한 권을 샀다. 한수희 저자의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였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눈으로 찜하고 서점에 갈 때마다 살까, 했었는데 그만 고민하고 사기로 결정. 저자도 저자지만, 이 책을 산 데는 '자기만의방'에 대한 호감이 더 컸다. SNS 같은 것들을 보면서 정말 책을 좋아하면서 만드는구나, 하고 느꼈던 팀. 게다가 책을 만드는 틀에 갇히지 않고, 좀 재미난 시도들을 하는 것 같아서 더 알고 싶기도(삽지나, 판권면 이런 거 좋음). 책을 샀더니 로즈데이라며 장미꽃도 받았다. 고민을 하다 이날 지른 보람이 있는 것인가.

 

그다음엔 우리가 인정한 동네 맛집에서 삼겹살. 너무 맛있는 집은 숨기고 싶은 법이라 아직까지 내 블로그에도 오르지 않은 집. 서비스도 너무 좋고, 반찬이 기가 막히다. 집이랑 가까운 것도 최애 포인트. 잘 먹고 장미꽃을 들고 가게를 나오려는데, 사장님께서 "남편 분한테 꽃 받은 거냐"고 물으셨다. 아니었지만 그냥 웃어드렸다. 임뚱은 손하나 까닥 안 하고 좋은 남편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