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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식당, 카페

주말일상 :: 커피빈, 태극당, 충무로쭈꾸미불고기

-동대입구역 커피빈 

한 달 전쯤부터 대학 친구들하고 약속을 잡았다. 여기저기 흩어져서 살고 있어서 항상 약속 장소가 고민인데, 오랜만에 그리웠던 동대입구역 쪽에서 만나기로. 보통 약속을 하게 되면 으레 충무로역 근처로 잡았는데, 동대입구 쪽은 좀 신선-. 

 

이날의 첫 장소는 동대입구 커피빈. 이쪽은 잘 안 와서 그전엔 뭐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듣던 대로 한옥 스타일의 카페로 바뀌었다(보통의 현대식 스타일의 카페도 옆에 있음). 처음엔 한옥 있는 쪽으로 갈까, 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좀 답답한 감이 들어 야외석으로 자리를 잡고, 한옥을 바라보기로. 더웠는데 음료도 시원하고, 낮에 이러고 있으니 제대로 주말 느낌 나서 좋았음. 게다가 오랜만에 만나서 떠는 수다는...! 

(이날 여기 있는 동안 위너콘서트를 가려는 팬의 파란 깔맞춤 의상도 보고, 실물로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는 유튜버도 첨으로 본 게 기억남ㅋㅋ)

 

-빵집, 태극당

원래는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동대입구 근처에 마땅히 먹을 만한 게 없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문 닫은 곳도 많고 해서 충무로로 넘어가기 전 2차로 태극당에 방문. 학교에 다닐 때도 유명한 빵집이라는 건 알았는데, 방문은 처음! 

 

1946년에 빵집을 시작해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 동대입구역 2번 출구로 나오면 건물이 커서 바로 보인다. 내부는 처음이었는데, 옛날 느낌 나는 글자나, 빵들이 보여서 전체적으로 역사가 느껴졌다. 

 

나름 명성이 있는 집이어서 빵이 되게 많아서 돌면서 구경하는 데만도 시간이 좀 걸렸다. 그중 야채사라다빵, 콘브레드를 샀고, 나중에 SY가 자기가 같은 걸 2개 샀다며 도넛을 따로 챙겨줬는데 의외로 도넛이 제일 맛남. 

 

기대작이었던 사라다빵은 정말 옛날식이라서 밋밋. 그리고 나머지 빵들은 옛날 레시피 그대로인지 '촉촉'보단 '퍽퍽'한 느낌이 좀 난다. 음료랑 같이 먹지 않으면 씹고 넘기는 데도 좀 힘들 정도? 도넛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었다. 다음에 방문한다면 완전 옛날 스타일의 팥빵, 슈크림빵, 도넛 같은 걸 고르는 게 더 낫지 싶다. 

 

역에서 바로 보이는 흰색 건물이 바로 태극당. 간판 자체가 한자로 되어 있어서 더 오래된 빵집이구나 하는 느낌이다. 태극당에서 빵 몇 개를 사고서 저녁을 먹으러 충무로 방향으로 이동중. 여전히 세련됨과 거리가 먼 동네지만, 대학교 때 생각 나서 뭔가 아련아련- 

 

-충무로쭈꾸미불고기

저녁은 친구 인스타를 보고 찾아간 '충무로쭈꾸미불고기'. 맛있어 보이길래 그냥 무작정 믿고 찾아온 집이었는데, 알고 보니 미슐랭 가이드에도 소개됐던 곳. <수요미식회>로 미식가들에겐 나름 유명한 맛집이었던 듯(가게는 1976년부터 시작한 40년 이상된 집).

 

보통은 사람들이 많아서 기다려서 먹어야 한다고도 하는데, 운이 좋아서 가자마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2인분부터 시작하는 '주꾸미'를 시키고, 그다음 '주꾸미야채볶음밥'을 시켰다. 여자 셋이 먹기에 적당하거나, 살짝 모자르거나 한 양. 밥을 시키면 된장국도 같이 나와서 좀 든든하고, 숯불에 구워먹는 재미도 있다. 

 

다만, 가게는 작은 편인데 손님이 많아 매우 덥다. 여유가 있을 땐 음식이 타지 않게 설명도 잘해주시지만, 바빠서 주문을 깜빡하거나, 시끌벅적해서 주문 소리를 못 듣거나 하는 일이 잦다. 가게도 허름한 편이라 정말 딱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 올 만한 집이란 생각이 든다. 맛있었지만, 솔직히 미슐랭 맛집!!이라고 감탄할 정도는 아니었고, 술 안 마신 우리가 저기에 왜 있었던 건지는 알 수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