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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강릉, 세인트존스 호텔 @307포차, 쿠데타 바

-307포차

강릉에 도착해 세인트호텔 체크인을 마치고, 호텔에서 좀 쉬다가 저녁 먹으러 고고. 하지만 외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호텔로 이동하는 데만도 태풍 때문에 옷이 다 젖어버릴 정도라, 멀리 가진 못하고 호텔 부대시설을 이용하기로 했다. 몇 개의 후보가 있었는데, 그중 부모님과 식사가 가능해보이는 '307포차'를 가보기로 했다. 

 

307포차는 감성포차라는 콘셉트처럼, 7080 복고풍으로 외관과 내부를 잔뜩 구며놓은 식당이었다. 옛날식 극장, 버스정류장, 가게들이 있었고, 직원들은 옛날 교복을 입고 서빙을 했다. 내 시대도 아닌데, 이런 콘셉트는 재밌어서 좋다.ㅎㅎ 

 

내부는 조명도 반짝반짝 화려한데, 거의 시간대를 맞춰서 가게에 왔기 때문에 좀 휑해서 외부 쪽으로 테이블을 잡았다. 태풍 때문에 갈 곳이 없어서 그런지 우리가 자리를 잡고 나니 곧 다 들어찼다. 메뉴는 엄청 많아서 결정장애가 올 정도였는데, 식사를 위한 자리니 국물이 있었으면 해서 돼지 짜글이찌개(19,000원)과 밥 2공기, 새우해물파전(20,000원)를 먼저 시켰다. 그러다 임뚱이 간만에 멍게도 먹고 싶다 해서 추가 주문. 

 

순서대로 짜글이찌개, 해물파전, 멍게. 호텔 부대시설이라 그런지, 아니면 술집이라 그런 건지 가격대는 좀 높았던 편인데, 여기 아님 갈 데도 없었고, 부모님이나 우리나 괜찮게 먹었다. 고기도 구워먹을 수 있는데, 쌈채소나 기본 반찬은 셀프 바가 있어서 가져다 먹으면 된다. 

먹던 중에 갑자기 음악이 들렸는데, 라이브 무대도 잠깐 해주는 모양. 꼭 와야 할 곳은 아니지만, 그냥 한번쯤 들러도 나쁘지 않은 정도의 곳이었다. 

 

-쿠데타 바

식사를 마치고, 2차로 카페를 갈까 하다가 호텔 부대시설로 바가 있던 것을 기억하고, 바로 향했다. 16층에 위치했는데, 저녁 먹고 바로 오니 첫 손님이 우리. 손님도 별로 없고, 분위기도 좋아서 만족스러웠는데, 더 좋았던 건 해피아워로 30% 할인까지. 처음엔 태풍 오는 날에 호텔을 잡아서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래서 호텔 시설을 더 알차게 즐겼다.

 

자리가 많아서 원하는 자리도 골라 앉을 수 있었고, 우리쪽 말고도 호텔 바이니만큼 자리도 충분. 직원들도 당장 손님이 우리뿐이니 서비스도 좋았다. 각자 한 잔씩 메뉴를 주문한 뒤엔 바 한쪽에 있는 다트 기계가 눈에 들어와 한 판 하기로 했다. 내기는 칵테일 값을 계산하는 걸로. ㅎㅎㅎ 2:2로 하는 게임이어서 2천원이 들었는데, 이 가격으로 잠깐이나마 재밌게 놀았음!

 

메뉴는 술 잘 안 하시는 아버님은 도수가 약한 걸로, 임신 중인 나는 무알코올로, 어머님하고 임뚱은 좀 센 걸 마셨던 걸로 기억. 뭘 마셨는지는 찍어두지 않아서 기억이 1도 안 남.. 안주는 가볍게 나초. 평소 호텔에 가면 바는 자주 가지 않는 편인데, 종종 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도 좋고, 이야기하기도 좋았던 것 같다. 

 

칵테일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아버님이 먼저 발견한 같은 층의 인피니티풀. 세인트존스 호텔은 이걸로 꽤 유명하던데, 날이 안 좋기도 하고, 수영은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패스했는데, 직접 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지던.. 몇 안 되는 사람들이 비가 내리는 와중에 수영하는 것도 즐거워 보였고, 풀 자체도 너무 멋졌다. 바에 들르지 않았으면 요것도 놓칠 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