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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 :: 주말 데이트, 시라노 뮤지컬, 쉐이크쉑 버거

-시라노 뮤지컬

주말에 간만에 밖으로 데이트. 귀차니즘이 절정이라 평소 주말엔 웬만한 약속이 있지 않고서야 안 나가는데, 요번엔 오랜만에 외출. 그것도 몇 년만에 보는 뮤지컬 때문에. 평소 뮤지컬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인생 세 번째에 들어가는 뮤지컬이었다. 연극명은 <시라노>. 다른 공연이었으면 보지 않았을 테지만, <시라노>는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과 얼핏 소스가 같은 거 같아서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압구정역에서 뮤지컬 공연이 있는 광림아트센터로 가까워지자 거리는 뮤지컬 현수막이 곳곳에. 공연 시간이 가까워지니 사람들도 많아서 더 들뜸. 매표는 7층에서 했는데, 포토스폿이 군데군데 마련. 쑥스러우니 사진은 찍지 않았다. 

 

공연장소는 8층이어서 계단으로 올랐고, 자리도 생각보다 앞. 공연 때 사진은 전면 금지라 사진은 이것뿐. 
이날 공연은 류정한, 박지연 배우였고, <시라노>는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 우선 뮤지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성향도 있겠지만, 예전에 본 <마타하리>에 비해서 임팩트가 없단 느낌. 중간엔 나도 모르게 졸아버렸는데, 문제는 아래라고 생각. 


1. 배우 - 발음이 간혹 잘 안 들렸고, 숨 쉬는 '헉헉'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림. 
2. 무대 구성 - 세트가 대체로 화면으로 대체되어 빈 느낌(?) 그래도 후반부 꽃 날리는 부분은 예뻤음. 
3. 음악 - 기억 나는 노래가 없고, 대부분 비슷하게 들림. 여배우 분의 목소리가 카랑카랑 하고 잘 들리고 시원해서 좋았음. 
4. 대본 - '시라노'라는 인물은 유려한 화술과 감성이 매력인 인물인데, 대사들이 유치하단 느낌이 더 많았고, 중간에 유머를 위해 넣은 '관종' 같은 신조어나 '삼행시'가 극을 되게 가볍게 만든 느낌이었다. 그리고, 시라노가 편지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자마자 록산의 급격한 심경 변화가 응..? 그래도 크리스티앙이라고 믿었던 시간이 얼만데.... 

 

 

-쉐이크쉑 버거 

뮤지컬을 여차저차 끝까지 다 보고서, 뭘 먹을까 하다가 쉐이크쉑 버거를 가보기로 했다. 우리나라에 진출한 지 좀 됐는데 먹으러 간 건 처음. 초반엔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집이었는데, 이젠 그 정도는 아닌 듯(여전히 인기지만).

 

밖에서 볼 때 손님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었는데, 거리에 없던 사람들이 여기에 있나 싶을 정도로 나름 북적북적. 메뉴는 햄버거 2, 콜라 1, 밀크쉐이크 1, 감튀 1 이렇게 시켰는데 가격이 28,300원. 세트 메뉴가 없느냐 물었는데 그것도 없었고, 가격도 상당히 비쌌다. 둘이 먹는데 거의 3만원이라니ㅠㅠㅠㅠ 진동벨을 받고 음식을 먹기 전부터 여기는 오늘이 마지막이구나, 하고 둘이서 얘기 했을 정도. 그나마 좋은 건 해피포인트 적립..? 

 

10여 분 정도 기다리고 받은 쉐이크쉑 버거. 책에서, 인터넷에서 너무 많이 본 브랜드라서 어떤 맛인지 궁금했는데, 일단 비주얼은 합격. 뭔가 되게 푸짐해보여서 좋았음.ㅎㅎㅎ 감튀도 롯데리아나 맥도날드나 이런 곳이랑은 좀 다른 걸로 쓰고(그래도 감튀는 다른 곳과 비슷한 맛). 햄버거는 쉑버거랑 스모크쉑버거로 각각 다른 맛으로 주문. 

 

내가 고른 건 기본맛인 쉑버거. 처음 가는 프랜차이즈에선 무조건 기본이 진리. 그런데 좀 더 강한 맛을 좋아하는 임뚱 입맛엔 스모크쉑버거 쪽이 더 좋았다고. 햄버거가 나름 비싼데 맛이 얼마나 다른가 봤는데, 다른 건 모르겠고 확 다름이 느껴진 건 패티. 우리나라 버거는 고기가 잘게 갈려 뭉쳐져 식감이 거의 흐물흐물한 느낌이면, 여기는 좀 더 부드럽지만 듬성듬성 고기가 결이 있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첫 입엔 '짜다'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먹다 보면 금방 적응하는데, 아, 역시 미국 게 맞구나 싶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맛을 보고 나니 왜 먹는지는 알 것 같았던. 잘 만든 수제버거 느낌이 나는.ㅎㅎ 드뎌 먹어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