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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우리는 어째서 이토록》 : 곽정은

《우리는 어째서 이토록》 : 곽정은

 

 

| 달의 신간 <우리는 어째서 이토록>

 

좋아하는 출판사에서, 내심 좋아하는 곽정은의 신간이 나왔다. 은은한 색감의 그러데이션이 예쁜 표지였다(정말 표지 잘 뽑아낸다!). 책을 보기 전에 판단하는 세 가지 요소가 호감이니 당장이라도 책을 사야 했지만, 그녀의 전작 <내 사람이다>, <혼자의 발견>을 사서 읽었기에 조금은 망설여졌다. 시원스러운 조언과 당당한 연애스타일, 끊임없이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보여 좋아하는 그녀지만 책을 읽으면 그 매력은 어쩐지 물음표였다. 그리하여 읽고는 싶지만, 사기엔 주저되는 책이었는데, 마침  후배에게 책이 있어 빌려 읽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곽정은의 새 프로필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마녀사냥> 때에도 예쁘고 매력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방송을 쉬는 동안 더 예뻐져 있었구나 싶어서. 각설하고 이번 <우리가 어째서 이토록>은 저자가 책을 내기 전 수많은 사람들에게 연애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그 질문들에 대한 조언을 담았다. 전작들에선 자신의 연애담,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냈다면 주특기인 연애상담을 내세운 것이었다. 

책의 콘셉트만 알고서 든 생각은 사진이 들어가는 것도, 정보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온전히 작가의 필력에 의존하면 되니 '작업 시간은 별로 들지 않았겠구나'였다. 손은 덜 가도, 독자들이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한 기획을 했구나라는 기획력에는 감탄했다.(이런 기획을 해야 하는데 라는 부러움이 절로)      

  

 

책에 목차엔 각양각색의 고민들이 쏟아졌다. 고민들을 눈길로 훑어보니 수위가 꽤 높아 <마녀사냥>을 보는 듯했다. 이런 고민들이 죽 이어지면 보통 1~3p 내외로 저자의 답변이 구성되어 있다. 기대감에 차 하나씩 읽기 시작했는데, 아쉽게도 한때는 이러한 고민들 중 하나는 했겠지만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 요즘은  진지한 이 글을 읽으면서 그다지 흥미가 일지 않았다. 오히려 심심풀이로 '네이트판'을 즐겨 읽는 나로선 그 편이 훨씬 답변이 명쾌하고, 재미있다.

 

그리고 이 책은 <마녀사냥>이나 기존의 그녀의 전작들을 읽어와서 그런지 답변이 예상 가능한 범주 안에 있어 더이상 새롭지 않았다. 그녀가 해주는 고민의 답은 정해져 있다. 어떤 것이든 연애가 고민이라면 1. 내가 행복해야 연애도 행복하다(자신의 감정을 우선 돌아볼 것) 2.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대화부터 한다 3. 타인을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4. 연애는 행복하려고 하는 것이다 등. 이 기본 수칙을 잘 알고 있고, 지켜내고 있다면 굳이 읽지 않아도 좋다.

  

 

이 책이 아쉬워지는 면은 '만나지마'라고 할 수 있는 답변도 구구절절 길게 답해주는 부분이 있다는 것인데, 이는 아무래도 책에 글을 쓴다는 것이 얼굴을 내밀고 온전히 자신의 글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 직설화법보다 우회적 표현이 많아 그런 것 같다. 그녀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다. 이 책을 읽겠다고 한다면 그녀의 조언을 그동안 들은 적이 없거나, 이 목차에 있는 고민들 중 하나라도 해당이 되는 사람이라면 좀 나을까?

읽고 괜찮으면 사고 싶은 책이었는데, 읽고선 굳이 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아쉽게도. <내 사람이다>, <혼자의 발견>이 더 나았다. 나올 때마다 읽지만, 나올 때마다 아쉬워지는 곽정은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음 책도 읽겠지 나는. 팬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