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곱창집, 신메뉴에 도전하다

건대 곱창집, 신메뉴에 도전하다

 

 

 

오래간만에 쇼핑을 마치니 9시가 되었다. 남들에게는 이제 2차가 시작될지도 모르는 어정쩡한 시간. 뭐 먹지, 라는 늘 고민하는 명제를 안고서 길을 걸었다. 자주 가는 '순곱이네 곱창전골'을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역시나 시간대가 왠지 위험하다 싶었는데, 매장 앞에는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기다려서 먹기는 싫고, 곱창전골은 먹고 싶은 그런 때, 곱창집의 '신메뉴 곱창전골'이라는 게 눈에 보였다(순곱이네랑 5분 정도 거리일까). 우리도 이젠 새로운 집도 뚫어보자 싶어서 냉큼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오니, 홀도 엄청 넓고, 그 안쪽으로 또 다른 공간도 더 있었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과는 비교도 안 되는 규모. 거기에 얼큰하게 취한(혹은 취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세히 보니, 연애중이라기보다 애매하게 썸타는 분위기의 사람들 같았다. 새로운 집에 왔더니 이런 구경도 하네, 하고 있다가 메뉴를 골랐다. 곱창집이니 곱창을 먹으려다가 국물이 먹고 싶어 신메뉴 곱창전골을 골랐다.  

 

 

자리에 앉고, 주문을 하니 기본으로 콩나물국이 나왔다. 얼큰했고, 시원해서 곱창전골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는 신기하게도 계란을 셀프 바에서 직접 해먹는 방식이었다(자꾸 비교하게 되는데.. 순곱이네는 각 테이블에서 직접 해먹는다). 계란을 먹으려면 셀프바로 가서 해먹어야 되는데, 귀찮기도 하고 먹겠다고 애쓰는 거 같아서 뭔가 부끄럽고.. 그랬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들 해먹고 가니까, 정리가 좀 안 되어 있었다. 여기저기 튄 잔해들. 어쩔 수 없지만 넘나 신경쓰였고요.  

 

 

주문하고 좀 있으니 곱창전골이 나왔다. 순곱이네의 얼큰함을 생각하며 먹었는데, 여기는 좀 싱거운 맛이었다. 뭐랄까 초반에 국물이 많을 땐 뭔가 곰탕 같은 느낌이 느껴졌고, 이게 다 졸았을 때에야 좀 진한 맛이 우러나서 괜찮았다. 얼큰함을 생각했었는데 내가 맛을 모르는지 예상했던 그 맛이 아니어서 당황했다. 주위를 둘러봤더니, 하나도 빠짐없이 기본 모둠곱창을 먹고 있었다. 곱창 자체는 맛있었고, 소스에 찍어 먹으면 괜찮았는데, 그냥 우리도 저걸 먹을걸, 했다.

 

 

블로그들을 보니, <생생정보통>에도 나왔던 맛집이라는데, 왜 우리는 신메뉴를 먹은 걸까, 하고 정말 강렬하게 후회했다. 이곳에서 깨달은 건 일단 새로운 집을 뚫을 때는 그집의 기본 메뉴를 먹을 것, 기본 메뉴를 모르겠으면 주변 사람들이 시킨 걸로 골라야한다는 것.

맛도 맛이었지만, 또 하나 아쉬웠던 건.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직원들이 굉장히 바빠보였고, 뭘 물어도 대답이 퉁명스럽게 느껴진 것. 첫 방문의 느낌이 이래서 곱창이 궁금하긴 한데, 다시 이곳을 들르게 될지는 아직은 미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