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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81003 로지노키친, 소백상회, 고요서사, 아이덴티티커피랩

181003 로지노키친, 소백상회, 고요서사, 아이덴티티커피랩 



로지노키친,

'개천절=휴일=쉬는 날'이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만나는 건 쉬는 거랑 똑같지, 라는 마음으로 약속을 잡았다.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는데 신기한 건 그때마다 할 얘기가 넘친다는 것. 12시쯤 만나서 10시까지 수다를 떨었으니. 만남의 첫 장소는 숙대의 '로지노키친'. 맛집 링크는 많았는데, 그중 기억 남는 게 이거라서. 메뉴가 리뉴얼되어 가고 보니 '오차즈케' 전문점이 되어 있었다. 덮밥에 녹찻물을 부어서 먹는 건데, 생각했던 것보다 녹찻물이 좀 깊고, 얼큰한(?) 느낌이어서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생각하고 갔다가 당황쓰. 오차즈케 자체가 이런 것인지는 처음 먹어본 거라 알 수가 없다. 덮밥만으로도 충분했다. 



소백상회, 

점심을 먹고, 서점을 가기로 했는데, 그 사이에 소품숍이 있다고 했다. 배도 부르고 걸을 겸 소백상회에 들렀다. 단정한 느낌의 작은 가게다. 작은 가게는 왠지 여러 명이서 우르르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아 조심스럽다. 그리고 이런 작은 가게 일수록 뭔가 사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라 어렵다. 그런데 들어가서 아무것도 사고 나오지 않았다. 마음과 몸이 따로 논다. 



스티키리키, 

로지노키친과 소백상회에 사이에 있던 가게. 걷다가 지나쳐서 되돌아와 들른 곳이다. 수제 아이스크림집으로, 주인 분이 외국인이셔서 영어로 말씀하신다. 무슨 말인지는 알지만, 영어만 나오면 굳는 1인이라 한국어로 해주셨으면. 가게는 4명이 들어가면 붐비고, 앉아서 먹을 곳도 따로 없다고 나도 모르게 생각했는데, 테이블도 있고 가게도 생각보다 넓었다. 이것저것 소품들도 느낌이 있어서 아이스크림을 기다리면서 구경할 만하다. 아이스크림은 젤라토 같은 걸 생각했는데, 순수 아이스크림. 가격 대비 양이 많다고 느껴졌고, 달았다. 단 디저트는 별로 안 좋아해서 다 못 먹었다. 



고요서사, 

서점에 가고 싶다고 말을 꺼낸 건 나. 왠지 이 주변에 어딘가 서점이 있을 것만 같아서였다. 확실히 근처엔 스토리지북앤필름과 철든책방, 고요서사가 있었다. 철든책방은 제끼고 두 곳을 다녀왔다. 휴일이어서 그런지 두 곳 다 작은 공간에 사람이 꽉 찼다. 가기 전에 생각했던 느긋한 분위기랑 달라서 오래 머물지는 못했다. 처음 갔던 스토리지북앤필름은 독립출판물이 대부분이어서 참신함은 좋아하지만 그런 쪽(?)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내게는 무덤덤한 곳이었고, 고요서사는 문학 전문 서점이어서 그보단 일반 단행본이 많았다. 하지만 문학도 에세이, 소설 등 뭔가 하나로 정리되어 있진 않은 느낌이었다. 책의 종류도 생각보다 없었고, 한 명의 작가를 큐레이션으로 모아둔 섹션도 없었다. 소소한 이벤트 같은 건 재밌었지만, 서점 자체로는 나와는 좀 맞지 않는 느낌. 안타깝게도. 




아이덴티티커피랩, 

고요서사까지 올라가는 데에 힘을 다 빼서 카페를 갈 땐 택시를 탔다. 모두의 마음이 원한 결과다. 이날 갔던 모든 곳을 포함,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었다. 1, 2층 구조의 깔끔한 스타일의 카페. 인스타 감성에도 맞으면서도, 좀 조용한 분위기라 좋았다. 2층에 한 구석에서 넷이 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했는데, 나카메구로의 카페가 생각이 났다. 사람도 별로 없고, 자리도 편해서 몇 시간을 보냈다. 커피는 드립으로 내려서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직접 자리로 가져다 준다. 커피는 잘 몰라도 맛있는 건 알겠더라. 얘기를 하다가 중간엔 ES씨와 YR씨의 여행 선물타임. 이렇게 예쁜 건 어디서 구해오는지, 좀 배워야겠다. 



브랑쿠시, 

아이덴티티커피랩에서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 밥을 또 챙겨 먹긴 좀 그렇고 해서 2차 카페를 가기로 했다. 대신 이번에는 디저트가 있는 곳으로. 2차는 브랑쿠시라는 이름의 가게로(당시엔 몰랐는데, 지금 검색해서 알아냈다), 조명이 살짝 어두워 분위기 있는 카페였다. 좁고, 의자가 불편한 하지만 예쁜 인스타 카페용은 아니었고, 일반 카페. 넓었고, 레몬에이드가 맛있었다. 레몬의 상큼함이 확 느껴지는 맛. 케이크는 단호박과 무화과로 골랐는데, 케이크 빵의 느낌보다 원재료의 맛이 더 강하게 느껴져서 건강함이 느껴졌다. 디저트를 생각하고 왔는데, 살짝 아쉬움. 하지만 이들 중 누구보다 내가 제일 많이 먹었고. 가게에서 나오니 10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