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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작가,책방

책방, 책발전소위례 방문기


최근에 가장 가고 싶었던 서점은 다름 아닌 '책발전소'. 김소영, 오상진 아나운서 부부가 연 두 번째 책방이다. 첫 책방은 당인리책발전소. 김소영 아나운서가 책방을 열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진작 할 걸 그랬어>를 읽고 궁금했던 곳이기도 하고, 이후 인스타를 통해 힐끔힐끔 보면서 궁금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첫 책방은 규모가 작고, 손님이 많다는 이야길 들어서 가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조용한' 분위기는 아니겠구나 싶어서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주말에 심심해서 두 번째 책방, 책발전소위례에 가보기로 했다.


사진에서 봤던 것처럼 조그마한 서점은 아니다. 어느 기사였던가 이미 이 서점은 소규모가 아니라 웬만한 서적을들 갖춰둔 중형급 서점이라고. 1층엔 스타벅스가 있고, 2층이 책방이다. 따뜻하고, 오래된 느낌이라기보다는 세련된 현대식 건물이다. 주차는 엘리웨이 상가에서 무료로 가능하다. 차를 세워두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 책방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오상진 입간판이 보인다. 보자마자 제대로 왔구나, 왔어 하는 느낌이다. 포토존 같아서 찍고서 본격 책방 탐방이다. 




한쪽에 마련된 카페를 지나면 베스트셀러, 추천도서, 아동도서 등 섹션별로 책이 구분된 책장이 있다. 그리고 원하는 책을 들고 읽을 공간도 꽤 넓게 할애된 편이다. 진열된 책은 경제경영, 에세이, 소설 가리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괜찮은 책이라면 분야에 상관없이 갖다두는 모양이다. 보기엔 대중적인 책들이 많았는데, 그게 아무래도 책방 운영에 더 좋지 않을까 싶긴 하다. 하지만 평소 알지 못했던 책들을 큐레이션을 통해 볼 수 없다는 점은 좀 아쉬웠고, 종수는 아직 초창기라 그런지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 많이 없는 것 같았다.  




벽 한쪽엔 출판계의 화제인 '책발전소 베스트10'이 있다. 어느 기사에 따르면, 책발전소가 인기를 끌면서, 이 책방의 베스트셀러가 실제 대형서점 베스트셀러에도 영향을 미쳐서 순위를 끌어올리기도 한단다. 책발전소를 열자마자 출판계에선 확실하게 존재감이 생긴 건 분명하다. 방문 당시 베스트셀러 1위는 <퇴사준비생의 런던>.

이것 외에 볼만했던 건 책 곳곳에 붙은 메모지 글들. 오상진, 김소영 아나운서가 직접 읽고 어땠는지의 감상과 책소개가 담겨 있다. 그냥 책이 있었을 때보다 좀 더 호기심이 생긴다. 그 메모지들을 보면서 책을 꽤 많이 읽는구나, 하는 반가움이 들었다. 

세련되고, 분위기가 깔끔해서 좋은 서점이었지만,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김소영, 오상진 부부의 책방이 아니었다면 그다지 주목받진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앞서 말했듯 큐레이션 자체는 대중적이라 교보문고와 비슷하고, 조명이 밝고, 사방이 뚫려 있어 그랬는지 천천히 책을 읽고 가기엔 민망하고, 어색한 분위기다. 책을 사가지고 아래 스타벅스에서 읽는 게 더 맘이 편할 것 같은. 그래도 동네에 이런 책방 하나쯤 있으면 삶이 참 즐거울 거 같다. 책방을 하는 사람도 그렇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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