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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마케터의 일 - 장인성


마케터는 아니지만, <마케터의 일>이라는 책을 읽었다. 몇 개월 동안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가시지 않았음에도 구입하지 않았던 건 "뒤로 갈수록 애매모호한 이야기만 한다"는 리뷰와 '마케터도 아닌 내가 읽어서 무엇하리?'라는 어중간한 마음 때문이었다. 그치만 계속해서 눈에 밟히는 건 꼭 사고 마는 성격 탓인지, 이번에도 학원 가기 전 책을 구경한다는 핑계로 들른 영풍문고에서 구입에 이르렀다. 


일단 표지와 책의 종이 느낌이 무척 좋다. 만약 이 책이 눈에 띄길 바라서 알록달록한 색이거나, 디자인은 1도 고려하지 않고 글자만 크거나 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읽고 싶단 생각은 들지 않았을 거다. 단순한 제목도 좋고, 마케터     의 일 이란 표시를 따로 두어 독자가 이 책에 바로 스며들 수 있게 한 것이며, 해시태그를 따로 달아달라고 적어둔 것은 인상적이다. SNS에 올리면 저자가 내 글을 읽어준다는데 일반 독자들한테는 꽤 혹할 만한 포인트가 아닌가. 놀이를 하는 기분도 들 테니 재미도 있겠다. 과연 배달의민족 마케터답다. 


첫인상은 이처럼 좋았다. 프롤로그며, 전반적으로 선배가 후배에게 조언해주는 듯한 부드러운 문체다. 어렵지 않다. 거기다 귀여운 일러스트까지 겸해져 있으니 더 그렇다(일러스트레이터도 배민 마케터라고). 사실은 마케팅, 그러니까 홍보 잘하고, 잘 파는 기술적인 부분도 좀 궁금했는데, 그것보다는 사회초년생이 사회에서 '일'을 할 때 어떤 자세로 일하면 되는가에 초점이 더 맞는 책 같다. 메일을 어떻게 쓰면 되는지, 함께 일할 때 비판은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즐겁게 일하는지 같은. 그리고 배민 마케터 장인성이 생각하는 마케팅의 방향들. 

나는 원론적인 이야기보다(그런 게 중요할 수도 있지만) 실질적인 방법을 원했던 탓에 뭔가 확실하게 얻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실질적인 마케팅 방법은 좀 더 전문적인 책을 찾았어야 하는 것 같다. 그것과 함께 읽으면 의욕을 끌어올리는 정도로는 적합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