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리뷰

아무튼, 잡지 - 황효진

아무튼, 잡지 - 황효진



지난번 이번달에 산 잡지 포스팅을 하면서 살짝 언급했다. '콘텐츠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잡지'에 관심이 생겼고, 그러다 보니 <아무튼, 잡지>라는 책에까지 관심이 이어지게 되었다고. 


<아무튼, 잡지>에 대해 리뷰를 쓰기 전에 아무래도 시리즈인 '아무튼'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아무튼'은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에 대해 쓴 에세이 시리즈로,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라는 각기 다른 세 출판사가 한 시리즈를 동시에 내는 프로젝트에 의해 탄생했다. 기존 출판업계에서는 드문 형태라 눈길을 끌었고, 거기다 휴대하기 간편한 사이즈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결론은, 업계에서는 꽤 유명했던 시리즈라는 거다. 


이렇게 유명했던 시리즈인데도, 내게는 그 많은 주제들 중 어느 것 하나 깊게 관심이 가는 것이 없었다. 주제가 좋으면 저자가 안 끌리거나, 주제 자체가 관심사와는 거리가 멀거나. 그런데 이번에 '잡지'에 대해 앞의 이유로 뒤늦은 관심을 가지게 된 데다, <아무튼, 잡지>를 먼저 읽은 동료가 괜찮았다고 했던 이야기가 기억이 나서 빌려 읽게 되었다. 




손에 들어오는 작은 판형이라 그런지 '이걸 다 언제 읽는단 말이냐' 하고 미리 좌절하지 않을 수 있었고, 저자가 온라인매거진 '텐아시아'와 '아이즈'에서 일했던 짬 때문인지 술술 읽혔다. 저자와 내가 3살 차이라 약간의 갭은 있지만, 대체로 책 속에서 언급하는 잡지들을 접해봐서 공감하는 일도 많았다. 


특히 '나나와 윙크와 언플러그드 보이', '쎄씨, 에꼴, 유행통신'.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어렸을 적 '밍크'라는 만화잡지를 사서 본 적도 있었고(윙크와 나나도), 천계영의 언플러그드 보이, 오디션도 열심히 봤었다. 10대 타깃의 잡지들도 종종 부록에 혹해서 읽었고, 아이돌 잡지를 사서 좋아하는 연예인이 겹치지 않는 친구랑 페이지를 찢어 바꿔보는 것도 물론 해봤다.

 

저자가 풀어놓는 이런 재미난 이야기들 덕분에 잡지에 얽힌 수많은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잠자기 전 잠깐 읽으려 했는데, 재밌어서 새벽 3시까지 읽어버림). 여기에 화려한 잡지의 이면(인터뷰 비용, 안일한 콘텐츠들)을 들려주고, 내가 모르는 새로운 잡지들도 많이 알 수 있어서 좋았다(일본잡지들). 개인적으로는 얇지만, 글도 깔끔하고, 내용도 알차서 잘 읽은 책이었다.   



공감했던 문장 중 하나는, 이것. 

 

"관심사도 다양하고 특기도 다양한 사람들이 자기 자리에서 각기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결국 그것이 한 권의 잡지로 엮인다는 부분 역시 견딜 수 없이 근사하다"



마지막은 잠깐이라도 메인에 떴던 내 포스팅 자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