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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인턴》 :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

《인턴》 : 앤 헤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

 

 

앤 해서웨이가 출연한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개봉일부터 확인한 <인턴>. 처음 이 영화가 나온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꼬박 한 달 넘게 기다린 영화였다. 바로 봤어야 했는데 이런저런 일이 바빠 극장에서 못 보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히 평이 좋아 바로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사도를 꺾고 뒷심으로 1위를 했다는 기사까지 보게 되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 해서웨이가 이번엔 인턴이 아닌 인턴 고용주의 입장으로 나온다는 게 어떤지 궁금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대충 영화의 내용은 30대 젊은 성공한 창업주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이 70세 시니어 인턴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를 고용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똑부러지고, 자신의 직업을 사랑할 줄 아는 줄스는 시니어 인턴 채용에 반대하지만 이미 공고는 났고,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 받아들인다. 그렇게 인턴으로 오게 된 벤은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해서 대표인 줄스의 인턴으로 배정되게 된다. 처음에 벤이 성가셨던 줄스는 일도 주지 않고, 정이 드려고 하는 차에 그를 다른 팀에 보내버리기까지 한다. 그런데 특유의 오지랖(?)으로 사람들을 서서히 사로잡게 되고, 젊은 창업주인 줄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그. 더이상 줄스에게 없어선 안 되는 존재가 되게 된다.   

 

 

회사는 점점 커져 나가는데, 젊은 창업주다 보니 경험이 적어 원치 않지만 외부 CEO를 영입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는 줄스. 외부의 압박뿐만이 아니라 전업 주부로 있는 남편의 바람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포기하려고 하는데, 벤의 조언으로 당당히 대표로서 자리를 지키게 된다. 후에 남편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사과하고, 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승승장구.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과연 우리나라에서 70대와 30대의 남녀를 내세워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글을 봤었는데 보면서 정말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가 드라마틱하지 않고, 일상속에서 있을 법한 사람간의 관계를 이야기 하고 있어 편안하게 볼 수 있다. 너무 편안해 마지막엔 약간의 허무함이 밀려올 수는 있지만 말이다.  

 

 

영화는 영화인지라 시니어 인턴이라는 소재는 좋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과연 실생활에 얼마나 퍼져나갈 수 있을까 싶은 현실에 우울함이 밀려왔다. 70세의 나이를 먹고, 자신의 집을 가짐과 동시에 깔끔하게 입을 수 있는 경제력, 최신 기기들에 재빨리 적응할 수 있는 적응력, 젊은 사람과의 융화력이 있는 인물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부부간 커리어로 인한 갈등이 두드러졌던 대사가 잊히지 않는다. 줄스가 사업을 얘기할 때, 남편은 별 것 아니겠지만 인어공주를 누가 맡느냐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며 했던. 

각설하고, 앤 해서웨이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때만큼 싱그럽고 풋풋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예뻤고, 스타일이 진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남편의 바람을 알고 오열할 때의 호텔씬은 웬만해선 외국 배우들에게 느끼지 못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북받쳐서 숨이 거칠어진다거나 하는 디테일) 로버트 드 니로는 딱히 별 감정이 없는 배우였는데, 사랑스러운 노신사였던 것 같다.    

+영상도 이뻐서 좋았는데, 스토리는 극적이지 못해 잔잔한 것이 다소 아쉬움. 그동안 몇 편 봤던 낸시 마이어스의 스타일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