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방송

《청춘시대2》 : 박은빈, 한승연, 한예리, 지우, 최아라

《청춘시대2》 : 박은빈, 한승연, 한예리, 지우, 최아라



최근 심심한 내 일상에 소소한 재미를 불어 넣어준 <청춘시대 2>가 끝이 났다(이젠 <사랑의 온도>만 남았구나..). <청춘시대>는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보게 됐는데, 새롭게 제작된 시즌2에 홀랑 반해버려서 시즌1부터 정주행을 했더랬다. 

벨에포크라는 우아한 이름의 연남동 하숙집에서, 다섯 명의 예쁘고, 개성 강한 하메들의 사랑, 이별, 우정, 일에 관한 이야기가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내용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었다. 평탄한 시청률에, 마니아도 제법 있어서 괜찮은 드라마인 줄은 알았지만, 직접 보니 더 좋았다. 맘에 드는 드라마를 만나면 작가의 이력을 검색하곤 하는데, 알고 보니 <연애시대>와 <화이트 크리스마스>, <난폭한 로맨스>까지 썼던 작가였다. 어쩐지 대사랑 상황이 섬세하더라니.  

   


소소한 입소문을 탔던 <청춘시대 1>의 후속으로 시즌2까지 나오게 되었지만, 초반엔 우려 속에 시작해야 했다. 시즌1의 메인이라 해도 좋을 유은재 역의 박혜수가 영화 스케줄로 하차를 했고, 그 역할에 지우가 새로 캐스팅되었다. 또 시즌1에서 '강언니'로 활약하면서 비중이 높았던 류화영은 에피소드를 새로 그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캐스팅 제외되었고(카메오로 가끔 출연해줌), 그 대신 새로운 하메로 최아라가 들어왔다. 

그런데 나처럼 뒤늦게 팬이 된 사람들이 많았는지, 시청률이 4%가 넘어가고, 화제성도 아주 높았다. 방영 중에 기사 메인은 기본, 시즌3 요청도 쏟아진다. <청춘시대>는 끝이 날 때마다 매번 색다른 짧은 영상이 나왔는데, 특히 마지막회에 시즌3을 예고하는 듯한 멘트로 더 그랬다. <막돼먹은 영애씨>처럼 시즌이 계속되면서 이들의 성장을 계속해서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청춘시대의 성공은 대본, 연출도 너무 좋지만, 착 달라붙는 캐스팅도 한몫한 것 같다. 각 배역에 잘 어울리는 배우들을 이렇게 잘 썼는지. 아직 연기는 살짝 어설프지만 조은 역의 최아라는 정말 맘에 든다. 가족에 대한 상처로 무심한 듯하면서, 은근 소심한 성격이 적절히 배어나오는 느낌. 지우는 유은재 역을 그대로 이어받는 바람에 미스캐스팅 논란도 있었는데, 사실 시즌1을 보지 않았더라면 뭐가 문제였는지 몰랐을 것이다. 시즌1을 보고 나서야 뒤늦게 왜 논란이 되었는지 이해했으니까. 연기에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기존 이미지와 거리가 있었고, 풋풋했던 첫사랑의 시작이었던 시즌1과 달리 첫 이별로 인한 멘탈붕괴가 계속 나왔으니 더 했다 싶다. 본인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는데, 마지막 인사에 그 마음이 섞여 나왔던 것 같아서 짠했다



이번 <청춘시대2>에서의 하메들의 중심 이야기는 이러했다. 

조은(최아라)은 군입대를 앞둔 집주인 손자와 첫 연애와 동시에 독점적인 친구관계를 끝냈고, 유은재(지우)는 찌질하고 아픈 첫 이별을 경험했고, 제몸 하나 살기 바빴던 윤진명(한예리)은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고(하메들, 헤임달), 정예은(한승연)은 데이트폭력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새 인연을 만났고, 엄마의 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시즌2의 메인이라 할 수 있었던 송지원(박은빈)은 잊어버렸던 어렸을 적 기억을 찾아, 평생 억울한 삶을 살다 간 친한 친구의 진실을 위해 싸웠다. 

뭐 하나 버릴 만한 에피소드가 없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지우의 이별자각 장면이 아니었던가 싶다. 진작에 깨졌지만 잊지 못한 선배의 연락에, 젖은 머리를 미처 다 말리지도 못한 채 나가서 그만하자는 말에 체면 다 버리고 붙잡던 그 장면. 그리고 그날 이후 나누던 마지막 대화. 이별 후의 상황을 이렇게 잘 묘사해놓은 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별 뒤 서툴렀던 자신을 반성하고, 조금씩 성장해가는 것도, 굳이 흔한 해피엔딩이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것도 다 맘에 든다. 


"이번이 첫 연애고, 첫 실연이라서 그랬어요. 모두 처음 겪는 감정이라서. 그래도 그러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사랑받는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게 해줘서.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서, 그 말만은 꼭 해야겠어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