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더 머거(The Muger) #분위기좋은 #파스타

성수동, 더 머거(The Muger) #분위기좋은 #파스타

회사에 있다가 시간대가 맞아서 임뚱하고 같이 저녁을 먹었다. 우리가 만나면 보통 성수, 뚝섬, 건대 요쪽 라인에서 저녁을 먹곤 하는데, 이날은 좀 피곤해서 집이랑 제일 가까운 성수동에서 먹기로. 최근엔 둘이 만나면 곱창, 쪽갈비 같은 술안주(?) 같은 음식들을 먹지만, 이날만큼은 오랜만에 파스타가 먹고 싶은 것. 그러다 지난번 성수동 파스타집을 검색하면서 알게 된 더 머거를 가봤다. 언젠가 갈 거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급 가게 될 줄은 몰랐던 곳. 

뭔가 외관이 캐주얼하기보다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드는 곳이라 가격이 비싼가 싶을 때, 직원과 마주쳤다. 친절한 인사에 안내를 받고 들어오게 되니 더 이상의 고민은 의미가 없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생각보다는 그리 비싸지는 않았다. 파스타 하나에 1만원 초중반대니, 웬만한 음식점과 비슷한 수준. 그렇다면야 이렇게 서비스가 좋고, 넓은 곳에서 느긋하게 먹는 편이 좋지, 하고 판단을 내렸다. 

파스타도 먹고 싶고, 피자도 먹고 싶고 그러다 디너 세트 A가 있길래 그걸로 시키기로 했다. 샐러드와 음료까지 포함해서 세트로 된 구성인데 가격은 41,000원. 괜찮은 가격대다 싶었다. 그런데 나중에 음식이 하나씩 나오면서 가격대가 예상보다 낮았던 이유를 조금은 실감하게 됐다. 식전 빵부터가 살짝 실망스러웠는데 마트에서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 그런 기본 빵. 그리고 샐러드도 개인적으론 2% 부족했다(상큼한 소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취향이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깊은 맛을 기대했던 로제 파스타는 생각보다 맛이 옅었다. 그러니까 조금 밋밋한 느낌이었달까. 그나마 피자가 나았다. 고르곤졸라에 피자에는 꿀을 따로 찍을 필요가 없다고 해서, 한 입 먹었는데 음.. 짭짤한 맛이 강했다. 왜 그렇게 느꼈는지 미식가는 아니라서 설명이 불가하지만. 피자 끝의 도우가 얇아서 바삭해서 좋았다는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음식은 생각했던 것보다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여유롭게 음식을 즐기고, 서비스가 좋고, 분위기를 제법 잡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건 괜찮았던 것 같다(블로그에 올리려고 정보를 찾아보니, 테이스티로드에도 방영됐던 곳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