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하루 야끼니꾸 @꽃등심, 대창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저녁. 퇴근길에 임뚱하고 서울숲역에서 만났는데,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 아쉬워서 저녁을 먹고가기로 했다. 보통은 성수역에서 집으로 오는데, 서울숲역에서 만났으니 근처 유명 맛집인 '대성갈비'를 가보기로 했다. 이때가 7시쯤이었던 것 같은데, 보니까 날이 더운데도 바깥으로 대기줄이 주욱 늘어서 있었다. 그렇게까지는 먹고 싶지 않아서 그냥 집으로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맞은편 골목길에 어렴풋 "와규"간판이 보였다. 둘이서 눈빛을 주고받은 후엔 '하루 야끼니꾸'라는 집에 도착. 

 

개인적으로 깔끔한 식당을 선호하는데, 들어오면서부터 깔끔한 고깃집이라는 인상이 들어서 만족스러웠다. 테이블도 넓었고, 쾌적쾌적-.

 

자리에 앉고 제일 처음 나온 물. 그냥 생수가 아니라 차였는데 이것부터 好! 그다음 2인세트(꽃등심, 갈비살, 대창, 특양)를 주문했더니, 테이블에 기본반찬과 함께 나온 것들. 월남쌈, 간장새우 등 기본찬부터 퀄리티 좋고- 

 

그런데 이날 다음 날 연휴였고, 우리가 이곳에 들어선 시간이 워낙 바쁜 시간대여서 직원들이 엄청 정신이 없어 보였다. 요청했던 음식이 기다려도 오지 않거나, 음식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거나? 그래서 사과도 엄청 해주시고, 죄송하다며 서비스 간장새우도 더 받았다(원래는 돈 내고 먹어야 되는 거라던데). 충분한 마음이 느껴져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1도 없었고, 맛집 발견의 사실이 더 기뻤음.ㅎㅎ 

 

2인세트에는 따로 찌개가 없어서 김치찌개도 하나 시켰는데, 이것 또한 맛있었다. 고추랑 양배추 세팅되어 나온 것도 예뻤고. 여자들끼리 와도 먹기 좋은 집 같았고, 정갈해서 나중에 부모님들 모시고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던 곳. 

 

반찬도 엄청 많고, 우리가 주문한 것도 엄청 많아 꽉 찬 테이블. 이렇게 기본찬이 많은 줄 알았으면 굳이 세트를 안 시켰어도 됐겠다는 이야기도 했었음. 진한 국물의 김치찌개랑 두툼한 꽃등심.  

 

세트 메뉴로 나온 것 중에서 내 취향은 오히려 꽃등심보다 갈비살. 야들야들 부드러워서 먹기 딱 좋았다. 상대적으로 기름이 많은 특양, 대창은 뒤에 먹어야 하는데, 이때쯤엔 배가 불러서 많이 먹지 못했다. 대신 임뚱이 차지. 기름이 뚝뚝 떨어져 의도치 않은 불쇼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