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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마루 밑 아리에티》 : 시다 미라이, 카미키 류노스케

《마루 밑 아리에티》 : 시다 미라이, 카미키 류노스케  

 

 

 

일본 에세이를 작업중인데, 작가님의 원고에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속속 등장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웃집 토토로> 같은 몇몇 유명한 작품들은 봤지만 안 본 작품도 수두룩해 원고에 등장하는 미관람 영화가 문득 궁금해졌다. 그중 하나가 <마루 밑 아리에티>다. 일본의 세비엔이라는 곳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는데, 이곳을 실제로 들렀던 작가님이 같은 곳을 방문했는데도 자신은 지브리 제작자만큼의 영감은 얻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사진으로만 봤을 땐 작가님처럼 별다른 감흥이 없어서 대체 이곳을 영화로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싶었다.

 

 

지브리가 만든 세비엔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서 보기 시작했으나 어느 순간 이야기에 빨려들었다. 오래된 저택의 마루 밑에 살고 있는 아리에티. 그리고 그녀의 가족들은 10cm의 아주 작은 소인들이다. 밤이 되면 사람들이 사는 집에 찾아가 각설탕 한 개, 티슈 한 장을 전리품으로 가져와 살아간다. 한편 이들에게는 인간에게는 들키지 말아야 한다는 규칙이 있는데 혼자서 바깥을 돌아다니던 겁 없는 소녀 아리에티는 요양중인 소년 쇼우에게 존재를 들켜버린다.

 

 

인간에게 들키면 끝이라고 생각했던 아리에티는 덜덜 떨고 도망치고, 부모님은 이사를 가기로 한다. 다음 날 쇼우는 자신을 피해 도망친 아리에티에게 각설탕과 편지를 남겨둔다. 쇼우의 다정함에 슬슬 마음이 열리는 아리에티. 그에 대한 믿음이 생기는 때에 엄마에게 위기가 닥친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인 쇼우와 엄마를 되찾기 위해 힘을 합친다.

오래된 저택과 정원에서 펼쳐지는 소소한 이야기인데도 아리에티가 이사를 가느냐, 마느냐 영화는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다. 따뜻한 분위기, 아름다운 영상, 잔잔한 ost, 영화가 주는 메시지. 모든 게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 이런 명작을 이제서야 봤다니.. 지브리는 역시 지브리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궁금했던 세비엔도 너무나 예쁘다.

 

 

동화적 상상력으로 적절한 동심과 긴장감을 선사하고, 인간의 이기심과 그럼에도 인간다움의 의미를 잘 보여준 수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