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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 르네 젤위거, 콜린퍼스, 패트릭 뎀시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 르네 젤위거, 콜린퍼스, 패트릭 뎀시

 

 

가장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꼽으라면 <노팅힐>과 함께 떠오르는 게 바로 <브리짓 존스> 시리즈(2편보다 1편!). 2편으로 끝인 줄 알았더니 세상에 12년 만에 3편이 나왔다. 세월이 너무 흘렀고, 각자의 영화로도 바쁠 르네 젤위거-콜린퍼스가 영화를 또 찍어주진 않을 것 같아서 기대도 안 했는데, 3편이라니!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봐야지 하고 있었다. 결국 원하는 대로 보고 왔는데, 영화가 생각보다 더 좋았다. 여자가 로코에 바라는 모든 것이 여기에 몽땅 다 있다고 할 정도랄까. 영화를 보고서 극장을 나오는데 엄청 행복한 기분이.

 

 

브리짓 존스는 그동안 주름도 늘었고, 살도 빠졌지만 여전했다. 진흙탕에 넘어지기 일쑤고, 혼자서 다이어리를 끼적이며 처량한 생일밤을 맞기도 하고, 무엇보다 솔로였다(마크 다시, 어째서죠?). 브리짓의 그는 이미 딴 여자와 결혼을 했고, 혼자인 그녀는 친구와 뮤직페스티벌에 참가한다. 거기서 만난 새 남자 잭(패트릭 뎀시)과 하룻밤을 보내고, 그후에 자꾸 마주치던 마크 다시(콜린 퍼스)와도 눈이 맞아 하룻밤을 보낸다. 이후 제목처럼 브리짓 존스에게 베이비가 생겨버린다(영화를 보기 전까지 그 베이비가 그 베이비인 줄 몰랐다). 며칠 간격으로 두 남자와 사고를 친 브리짓의 베이비는 누구의 아이일지가 이번 영화의 포인트다.   

 

 

두 남자를 오가는 정신없는 브리짓은 사랑스럽다기보다 뻔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그녀를 보호하는 두 남자 덕분에 사랑스럽게 넘어간다. 사랑의 알고리즘을 믿는 연애정보회사 CEO 잭, 1편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는 츤데레 마크 다시. 두 사람의 다른 연애스타일과 귀여운 경쟁구도가 보는 재미가 있다. 완벽하지 않은 여성에게 멀쩡한 남자 둘이 "니가 어떻든 널 사랑해"라고 말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빠져들지 않을 여자가 있을까 싶다. 시작부터 끝까지 유머도 적절해서 브리짓 시리즈의 완전 팬이든 아니든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다. 

 


2편의 다니엘(휴 그랜트)은 마크 다시와 겨루기에 너무 아닌 캐릭터여서 좀 시시했는데, 이번 영화에선 둘 다 호감이여서 보는 맛이 더 있었다. 게다가 영화를 보는 내내 런던 곳곳의 아름다운 모습과 영상미, OST가 너무 완벽!! 구도도 그렇고 간만에 정말 제대로 된 로코를 본 느낌이다. 영화 중간엔 한국관객을 겨냥했던 건지, 아니면 그냥 시기상 맞아 떨어진 건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나오고, '강남'에 대해서 꽤 길게 등장해서 묘한 느낌. 내가 좋아하는 브리짓이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고, 마크 다시가 강남을 설명한다니! ★★★★★ 별점 다섯 개론 모자를 정도. 너무너무 사랑스러웠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