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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언어의 정원》 : 신카이 마코토 감독

《언어의 정원》 : 신카이 마코토 감독



tv를 보고 있는데, <언어의 정원>이라는 영화가 나왔다. 단, 15초만. 찔끔찔끔 다른 채널하고 돌려보다가 이거 안 되겠다, 싶어서 곧장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 잠깐 스쳐간 이 영화에 이렇게 훅 하고 관심이 동해버린 건 영화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 작품이기도 했고, 그의 이름을 떠나 잠깐 본 영상이 너무 아름다워서. 진짜 그가 만든 애니 속 세상은 너무 아름다워서 마음이 다 맑아지는 기분이다. <초속 5센티미터>가 벚꽃이었다면, 이 영화는 비의 아름다움이 도드라진다. 



고등학생인 남자주인공 다카오는 비가 오는 날이면 1교시를 땡땡이 치고, 나무가 우거진 어느 정원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구두를 스케치하면서 구두 디자이너를 꿈꾸는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학생. 그런 그가 비오는 어느 날 어김없이 찾아간 정원에서 맥주에 초콜릿을 안주 삼아 먹는 어느 연상의 여성을 만난다. 둘은 서로에 대해 잘 모른 채로, 비오는 날이면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일상에 잔잔한 위안이 되어주는 관계가 된다. 비 오는 날을 기다리게 되고, 짧은 장마를 아쉬워하기도 하면서. 



그러다 학교에서 우연히 정원의 그녀 유키노를 만나게 되고, 그녀가 교사임을 알게 된다. 좋아하게 된 사람이 선생이라는 사실도 충격이었지만, 그녀가 학생과의 트러블로 상당한 상처를 받았고, 학교를 떠나기로 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된다. 학교를 떠나게 된 이유를 알게 된 다카오는 그 길로 선배들을 찾아가 화를 분출한다(결국 얻어터지고만 옴). 그 이후로 비 오는 날 정원에서 마주하지 않게 된 두 사람은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애틋한 마음에 찾아간 맑은 날의 정원에서 재회하게 된다. 구름 한 점 없던 맑은 날에도, 폭풍에 가까운 비가 몰아치고, 둘은 유키노의 집으로 가게 된다. 일상적인 시간을 보내다 드디어 다카오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유키노는 거절하고 만다. 그치만 언제 그랬냐는 듯 신발도 신지 않은 채로 급하게 다카오를 찾아가 껴안는다. 이후 유키노는 고향에 돌아가 교사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되고, 다카오는 도쿄에 남아 구두 디자이너의 꿈을 계속 꿔나간다. 그러면서도 둘이 주고받는 편지를 보여줌으로써 관계가 ing 임을 나타내고, 애니메이션인 만큼 더 깊이 들어가지 않고, 열린 결말로 마무리.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가 보통 그렇듯 스토리는 별 거 없고, 영상미가 정말 쩌는 영화. 여름도 싫고, 비도 싫은데 영화를 보고 나면 어쩐지 비를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엔딩 곡도 좋고, 영상미는 진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