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 : 현빈, 유해진, 김주혁, 윤아
최근 내 주변에선 <라라랜드>, <너의 이름은> 정도가 워낙 반응이 뜨거워서 한국영화엔 관심이 가질 않았다. 그래서 <너의 이름은> 이후에 내가 보게 될 영화는 무조건 <라라랜드>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얼떨결에 설날이 맞물리면서 <공조>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게 되기 전까지 현빈과 유해진이 영화를 같이 찍었다는 것도, 이 영화가 남북한 수사협조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도, <더 킹>을 꺾고 역주행을 하고 있다는 것도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났더니 <공조>가 400만을 돌파하고, 명절 특수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흥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듣게 되었다.
북한에서 비밀리에 제작된 위조 지폐 동판 때문에 아내와 동료를 잃은 북한형사 현빈. 자신의 가족과 동료를 죽이고, 북한을 배반한 김주혁이 남한에 있다는 걸 알게 된 그는, 3일의 시간 동안 그를 잡아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그러기 위해선 남한의 수사협조가 필요하고 그 수사에 정직 처분중인 남한형사 유해진이 합류하게 되면서 그리는 브로맨스 영화가 바로 <공조>다.
사실 최근 단독 주연으로 600만 넘는 관객을 동원한 유해진 말고는 이 영화의 티켓 파워는 미지수였다. 현빈은 별로 좋아하는 배우도 아닌데다, 군 제대 후 대중에게 각인될 만한 작품을 보이지 못했고, 윤아는 소녀시대라도 첫 스크린 도전작이고, 김주혁도 전작이 별 반응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별 기대를 없이 봤는데, 현빈과 유해진의 의외의 케미가 좋았고, 김주혁, 윤아, 장영남 등 딱히 한 영화에서 만날 것 같지 않던 배우들의 조합이 은근한 시너지를 일으킨 유쾌한 영화였다. 액션과 코미디가 적절하게 배치되었고, 스토리의 전개도 적당히 빠르고. 가족들하고 다 같이 보아도 무리가 없어 명절에 흥행을 한 이유를 알 것 같은 영화였다. 현빈, 유해진 투톱을 내세운 영화라 윤아가 나오는 줄은 몰랐는데, 몇 장면 안 나왔던 윤아가 은근히 셌다(연기는 좀 어설펐어도).
하지만, 영화의 시작과 끝이나, 김주혁이 마지막에 그렇게 되는 설정이나 유해진의 가족에게 닥친 시련이랄까. 이 모든 게 너무 딱딱 맞게 꾸려지는 거나 현실감이 없는 몇몇 캐릭터 설정은 이 영화의 흠이 아닌가 싶다. 나도 재밌게 봤고, 영화를 보고 나오는 다른 관객도 재밌었다고 하지만, 10점짜리였나 하고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다. 별 셋, 셋 반 정도의 잘 만든 코미디 영화 그 이상, 그 이하는 아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론, 현빈이 원한 게 이런 영화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수차례 멋있게 묘사되어서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는 '현빈 멋있다'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진지하고, 어떤 액션이라도 끄떡없고, 그 대단하다는 특수부대 요원들도 한방에 제압해버리는 실력을 가진…. 그래선지 영화를 보는 동안, <아저씨>의 원빈이 떠올랐는데, 그런 건 나뿐이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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