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 - 황정민, 정우성, 주지훈, 곽도원
2016년 개봉했던 영화 <아수라>. 이걸 뒤늦게 보게 된 건 <그것이 알고 싶다>로 뒤늦게 화제가 되면서 궁금해져서. 대체 영화가 어땠길래, 이렇게 2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실검도 오르고 했던 걸까. 영화를 먼저 볼까, '그알'을 먼저 볼까 하다가 일단 '그알'부터 보는 편이 영화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순서로 보게 되었다. 영화 <아수라>의 주연 배우는 이름만 들어도 짱짱한 황정민, 정우성, 주지훈, 곽도원. 이외에도 얼굴만 봐도 '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반갑다.
<아수라>는 '안남시'라는 가공의 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픈 아내를 위해 부패 형사가 된 정우성이 중심이고, 그 곁으로 친한 후배 형사인 주지훈, 그를 하수인처럼 부리는 악덕시장 황정민, 그의 약점을 쥐고 시장의 비리를 함께 캐내려는 독종 검사 곽도원이 있다.
평소처럼 구린 일을 도맡아 하던 정우성은 몸싸움 끝에 사람을 죽인다. 그 곁에는 후배 주지훈이 있었고, 이들은 다른 범죄자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운다. 그 사이 악덕시장 황정민은 조폭과 연루, 지역 이권을 차지하려고 혈안이 되고, 정우성에게 사람을 하나 붙여달라고 한다. 그 자리에 아끼는 동생 주지훈이 들어가고, 그도 권력을 맛보면서 악(惡)에 익숙해져 간다. 한편, 시장을 쫓던 검사 곽도원은 정우성의 범죄의 냄새를 맡고, 그에게 스파이가 되어 정보를 물어줄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각자의 욕망이 뒤엉키면서 서로 죽고 죽이는 완전의 혼돈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데..
개봉 당시 영화는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참패했다. '너무 잔인하다', '기분 나쁘다', '너무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큰 이유였던 것 같다. 하지만 최근 '그알'이 방영되면서 '현실성이 없다'는 평은 새삼 주목을 받았고, 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기도. 끝까지 다 보니 영화는 확실히 영화라 좀 과하다 싶은 부분이 많았지만, 조폭과의 연루 의혹이 대두된 상황에서 단순히 영화로서만 볼 수 없어서 섬뜩했다는 것도 솔직한 심정(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언론을 대하는 방식이나 조폭과의 은밀한 거래 같은 것들이 오싹).
단순히 영화로서의 면만 보자면, 뒤늦게 화제는 되었다만 영화가 왜 흥행하지 못했는지는 알 법했다. 너무너무너무 잔인해서, 화면을 보는 것이 괴롭고, 거북한 부분이 많았다. 왜 그렇게 잔인하게 묘사를 했어야 하는지도 사실 모르겠고, 왜 또 폭력씬은 그렇게 길게 보여줬어야 했나 싶다. 리얼한 걸 살리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과장 보태서) 대사의 반이 욕이었던 것도 심각하다(개인적으론 의미없이 잔인한 영화 원톱인 것 같다. 공포영환 줄).
정우성의 딕션 문제도 언급하던데, 개인적으로도 가끔 '응? 뭐라 그랬지?' 싶었던 부분이 있었던 것도 아쉽다. 황정민 악역 연기는 기술적으로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지만, 나는 악덕시장보단 황정민이 더 보였던 것 같다. '시장을 연기하는 황정민'. 나쁜 연기를 해도 나빠 보이지 않았다.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이었던 캐릭터를 꼽아본다면 단연 주지훈. 굉장히 입체적인 캐릭터였고, 마지막에 '쟤의 마음이 사실 저랬구나' 하고 이해되었다. 그래서 죽을 때 왜 그리 맘이 짠하던지. '잘 만든'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의미로는 박력은 있구나, 하고 생각되는 영화였다. 흥행 참패할 정도는 아니고, 약간 아쉬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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