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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Day 1. 군산 - 동네책방 마리서사

Day 1. 군산 - 동네책방 마리서사



기대했던 신흥동 일본식가옥(히로쓰가옥)에 실망하고, 곧바로 '책방 마리서사'를 찾아갔다. 동선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짠 코스였는데, 실망한 마음을 위로받기엔 최고였다. 일단 고풍스러운 건물부터 눈길을 끄는데, 1920년대 건립된 '적산가옥'을 서점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라고 한다. 보통 독립서점이 규모가 굉장히 작은데, 이곳은 생각보다 넓어서 눈치보지 않고,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오면, 가운데 문을 기준으로 양쪽에 책이 큐레이팅 되어 있다. 그대로 앞으로 살짝 단을 오르면 사방으로 온전히 책으로 둘러쳐진 공간을 만난다. 공간이 큰 만큼 일반 독립서점보다 책이 많고, 독립출판물보단 일반 단행본이 더 많이 보였다. 개성이 돋보이는 독립출판물도 나쁘지 않지만, 개인적으론 그보다 완성도가 더 높은 기존 단행본이 좋아서 둘러볼 때 좋았다. 일반 단행본이 많아도 적절히 서점 주인의 안목대로 구비되어 있어서, 평소에 보지 못했던 책을 보는 기쁨도 있다. 아늑함이 돋보였던 마리서사. 아주 칭찬해.



이곳저곳 둘러보면서 책이 놓인 방식도 맘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게 또 있었다. 바로 이 책방에 우연히 들른 작가의 손편지나 주변 상인의 책추천 문구들. 이 지역 서점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 더 친근하고, 믿음이 갔다. 하나하나 어떤 책소개가 있나 둘러보고, 처음 보는 책도 보고 하면서 군산에 있으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냥 가기 아쉬워서 내 것도 하나 사고, 직원들에게도 책 선물을 했다. 여행지에서 책을 사면 읽는 동안 여행의 기억이 떠올라서 자주 이러는 편. 지금까지는 가장 만족스러운 기념품. 



마리서사를 배경으로 직원들하고 산 책 인증샷. 내가 산 건 <카모메식당>. 굉장히 유명한 책인데 아직까지 못 하기도 했고, 리커버 표지가 예뻐서 구입했다. 나머지는 직원들의 책. 잠깐이지만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준 책방 마리서사가 앞으로 그 자리를 오롯이 지켜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