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봄, 서울숲 그리고 한강

봄, 서울숲 그리고 한강

 

|서울숲 공원

 

서울숲 근처의 카페 더키쉬, 맛집 윤경양식당까지 다녀왔더니 배는 부르고, 시간은 널널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서울숲을 산책하기로 했다. 봄인데, 늦은 오후가 되었더니 바람은 꽤 쌀쌀했다. 딱 가을 같은 봄. 전날보다 덥다는 소리에 반팔에, 통풍 숭숭 되는 치마를 입어 슬슬 춥구나 싶었는데, 그래도 계속 걷고 싶었다. 눈앞에 있는 이 풍경이 너무 좋아서.

 

 

 

그렇게 무작정 계속 걸었다. 예전에도 보았던 풍경인데, 같이 걷는 사람이 다르니 또 다른 느낌이다. 서울숲에 벌써 여러번 왔는데 올 때마다 어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임뚱이랑 이곳에서 사슴에게 먹이를 주었던 기억이 나 그리로 가자고 했다. 다행히 ㅇㅈ씨랑 ㅇㅅ씨가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자판기에서 사슴 먹이를 구입하고, 지난번에 했던 대로 멀리 있는 사슴을 유인해 가까이 불러 먹이를 주었다. 이들에게 손에 든 먹이를 사슴이 먹으면, 침이 묻고 냄새가 난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

 

| 서울숲 남산길

 

사슴 먹이를 주고, 맞은편 계단을 올랐더니, 눈앞에 이런 다리가 나타났다. 언뜻 보기에 길이가 짧아보였고, 뭔가 페이스북에 나오는 '유명 데이트명소' 필이 나 안 가면 안 될 것 같아 계속 걷기로 했다.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니 바로 아래에 방금 전 먹이를 주었던 사슴이 보였다. 그렇게 계속 걷다 중반부쯤 왔을 때 '이 다리가 생각보다 길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되돌아가기엔 멀었고, 계속 앞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걸으니 도로 한복판이 나오고, 한강까지 와버렸다. 사실 한강까지 갈 줄은 몰라서 셋이서 걸으면서 '한강은 다음에 가요~' 했었는데.

 

 

그렇게 서울숲-성수대교-성수사거리로 이어 계속 걸었다. 여전히 한강에선 자전거나 걷기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길은 걷기 좋았으며, 예쁜 들꽃도 많았다. 홍콩에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렇게 강남-강북을 가르는 한강을 바라보면 침사추이-홍콩 섬이 생각나는데, 홍콩만큼 건물이 높지 않아도 서울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뜻한 날씨, 편안한 길, 익숙한 공기 덕분인가.

 

걷기 초반엔 날이 밝아서 '걷는 동안 다리에 불이 켜졌으면 좋겠네요'하고 말했는데, 진짜 밤이 되고, 가로등이 슬슬 켜지더니 다리에도 불이 들어왔다. 얼마나 많이 걸었는지. 그치만 많이 걸은 만큼, 대화도 많이 하고, 좋았다. 회사사람들하고 맘이 맞아 주말에 만나 같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0501 영화 보고, 강변포차  (0) 2016.05.02
160426-160430 일상  (0) 2016.05.01
서대문 안산공원 벚꽃마실  (0) 2016.04.12
서울숲 산책, 사슴 먹이주기  (0) 2016.03.20
서울역 앞 포장마차에서  (1) 2016.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