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일드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 : 이시하라 사토미, 혼다 츠바사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
(地味にスゴイ! 校閲ガール・河野悦子)

 

편성 | 일본 NTV
출연 | 이시하라 사토미, 스다 마사키, 혼다 츠바사, 와다 마사토
줄거리 | 패션 잡지의 편집자를 꿈꾸며 출판사에 입사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수수한 교열부에 배속된 주인공이 다양한 문제들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간만에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생겼다. 어떻게 이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일드로 정주행을 하기로 결심했다. 분기별로 신작들을 바로바로 찾아보는 편은 아니어서 배우 이름으로 검색을 시작했다. 그렇게 '이시하라 사토미'를 검색창에 입력했더니, 보지 못했던 완결 일드가 있었다.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라는. 2016년 12월에 종영한 드라마로, 우리나라에도 방영까지 했었는데, 전혀 몰랐다. 게다가 출판사 교열자에 대한 이야기라니, 무조건 봐야지 싶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이시하라 사토미. 그녀는 출판사에서 잡지편집자로 일하고자 몇 년째 면접을 보고 있다. 옷도, 메이크업도 화려하게 꾸미고, 열정적으로 면접에 응한 끝에 당당히 합격통보를 받는다. 하지만 그녀가 소속될 팀은 '잡지 편집부'가 아닌, '교열부'다. 이들이 있는 사무실부터 지하에 있는 빛도 잘 들어오지 않는 공간. 화려한 잡지의 세계를 꿈꾸었던 그녀에게는 날벼락 같은 얘기였지만, 여기서 제대로 일을 해내면 잡지편집자로 옮겨갈 수 있다는 얘길 듣고, 마음을 다잡는다.  

 

 

칙칙한 사람들만 모여 있는 이 공간에서, 튀는 존재인 그녀는 그녀만의 방식으로 교열부를 바꿔나간다. 담당 편집자와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다른 교정자들은 생각할 수도 없는 저자의 제목에 손을 댄다든가, 사실 확인을 위해서 사무실을 박차고 현장 검증을 다닌다든가. 처음엔 자신들의 방식을 존중하지 않는 듯한 그녀를 보면서 동료들은 차갑게 대하기도 하지만, 점차 그녀의 방식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따르면서 동료의식을 키워나간다. 동시에, 이전에는 없던 일들도 일어나기 시작한다. 작가가 직접 교정자를 지명하는 일까지 생긴 것. 

편집자로 일하는 내가 보기에 과장된 부분들이 없지 않지만,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아서 좋았다. 문자 하나하나에 왜 이런 단어를 썼을까, 하고 고민하는 일이나 오탈자가 났을 때의 심경이랄까? 

 


어찌되었건 한자로 적힌 작가의 이름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던 그녀는, 그녀만의 방식으로 일을 말끔하게 처리해나가기 시작한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소설이 주어지게 되고, 그와 동시에 한 남자와 우연히 엮이게 되는데, 그 남자가 바로 그 소설의 작가다(얼굴 없는 작가로 활동하던 그는 잡지편집자의 눈에 띄어 모델의 기회를 얻게 되기도 하는). 이 남자 때문에 후배(잡지편집자)와 갈등도 겪고, 일을 하는 데 있어 자신감도 되찾는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여러 일이 있고, 후에 원하던 잡지기획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코노 에츠코.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소설의 교정 때문에 기획을 준비하지 못한다. 급하게 후배가 기획안을 대신 건네지만 솔직하게 준비를 못했다고 말해서 좌절. 결국 잡지팀으로는 가지 못하고, 여전히 교열부에 남게 된 주인공. 오히려 그녀가 꿈꾸는 대로 잡지팀에 가게 됐다면 너무 드라마 같아서 별로 였을지도. 현실은 늘 열심히 하지만 좌절이 앞에 기다리고 있지. 어쨌거나 인물들의 성장기가 두드러지는 드라마여서 흡족했던, 두 여자의 미모도 좋았고 말이야. 

  

 

의미 없는 덧 

1. 잡지 편집자를 꿈꾸는 주인공이라, 이시하라 사토미의 패션이 화제가 됐다고. 덕분에 그녀가 착용한 아이템들은 완판됐다네. 

2. 스다 마사키. 아무리 봐도 잘생긴지 모르겠는 남자. 자꾸 드라마에서 잘생겼다고 하는데, 공감이 안 돼서 몰입 실패. 오히려 이시하라 사토미랑 혼다 츠바사가 너무 예뻐서 참았다.

3. '교열'이라는 주제로 드라마화를 할 수 있다는 데에 놀랐다. 화려하지 않은 직업인 데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책'을 많이 읽는 문화라 그럴까.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