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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인천 배낚시, 국제유선

인천 배낚시, 국제유선


 

신혼여행 다녀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아서 방콕을 하고 싶은데, 움직이길 좋아하는 임뚱이 배낚시를 가자고 했다. 낚시는 잘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아서 갈까, 말까 하다가 추억이 될 것 같아서 같이 가기로 했다. 우리가 배낚시를 예약한 곳은 인천, 국제유선이라는 곳. 배낚시라곤 제주에서 가볍게 했던 소규모 배낚시밖에 없어서 여기도 그러려니, 하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낚시터로 유명한 듯했다.

 


곳곳에 낚시매장이 죽 늘어서 있었고, 예약한 손님들은 이곳에서 낚싯대를 빌려서 안내받은 배로 이동하면 되었다. 예약 시간대는 오전하고, 오후가 있는데 오전이 예약이 꽉 차는 바람에 우리는 오후로 옮겨서 예약했다. 배가 출발하는 시간이 1시라서 그때에 맞춰서 왔는데, 보니까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면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다. 우리는 총 6명이서 갔는데, 자리가 없어서 빙빙 돌다가 나중에 3:3으로 나눠서 앉았다.


 

배가 출발하기 전에는 자리를 잡고, 안내방송에 맞춰 구명보트를 입고 있으면 된다. 배는 출발하고 이곳저곳 움직이면서 낚시를 할 시간을 준다. 처음 배가 멈추기까지 보통 50분 정도를 달려서 이동하는데, 이때 바람이 엄청 불어서 추웠다. 잘 모르는 채로 왔는데, 반팔차림인 날 보고선 어떤 분이 "배를 탈 때는 다 덮고 타야 돼"라고 했다. 긴바지, 긴팔, 운동화, 모자가 필수인 것. 너무 추워서 입술이 덜덜 떨리고, 폭풍 짜증을 내게 되리니.

 

 

배가 이동하는 동안, 쟁여온 음식들을 꺼내놓고 테이블에 자릴 잡고 잠깐 마시고, 먹었다. 임뚱 친구분이 맛있는 걸 사와서 덕분에 잘 마셨고(너무 추웠지만), 배를 타고 가면서 갈매기 구경도 엄청 많이 했다. 작년 가을에 전어를 엄청 많이 잡았다는 임뚱 얘길 듣고 따라왔는데, 이번엔 하나도 잡히질 않았다. 낚싯대는 미동조차 없었고, 괜히 넣다 뺐다 하느라고 팔만 엄청 아팠다. 임뚱이 겨우 잡은 물고기도 너무 작아서 결국엔 풀어줘야 했고. 잘 잡히질 않으니 옆에서 '잡았다'는 소리가 나면 낚시하고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쪽으로 몰릴 정도였다. 그와중에도 잡는 사람만 잡는 빈익빈부익부.

 

 

보통은 물고기를 잡으면 1회에 한해서 회를 떠주는 서비스를 하는데, 이번엔 워낙 안 잡혀서인지 서비스로 회를 제공했다. 경험은 경험이지만 1인당 5만원을 내고, 하나도 안 잡히니 재미고 뭐고, 생고생이었다. 돌아가고 싶어도 5시까진 꼼짝도 못하고ㅠ-ㅠ 낚시는 기다려야 한다고들 하는데, 인내심도 바닥이라 헛손질이고. 그나마 남은 거라곤 먹는 것뿐. 돌아가는 길에 내가 먹은 얼큰한 라면이 기억에 남네. 지금 마음으론 고생길이라 가고 싶지 않지만, 다시 가게 된다면 전어철에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