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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1박2일 주말여행(춘천, 강릉, 양양)

1박2일 주말여행(춘천, 강릉, 양양)


통 주말이면 꼼짝도 하기 싫어서 집에 있기 마련이지만, 이번 주말은 달랐다. 몇 주 전부터 임뚱하고 양양에 있는 삼촌댁에 들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여름이라 피서객이 많을 거란 생각에 마지막에 살짝 고민을 했지만, 이미 약속을 한 뒤고, 그저 이왕 가는 김에 비가 오지 않고 날이 맑기만 바랐다. 태풍이 온다는 얘기도 간간이 들렸으나, 월요일인 지금도 별 기미는 없고, 주말엔 너무 더운 것만 빼고 완벽한 여행이 되었다. 


하늘만 봐도 힐링이 될 만큼 신기하고 예쁜 구름이 많았고, 서울에선 좀처럼 볼 수 없던, 초록으로 물든 시원한 산과 탁 트인 바다, 거기에 손수 기른 좋은 음식들까지 원없이 먹고, 쉬었다. 오는 길엔 결국엔 막혀서 운전하는 임뚱은 힘들어 했지만 나는 옆에서 미안하게 꿀잠을 잤으니, 정말 편안한 여행이었다. 결혼 전에는 강원도에 이렇게 많이 갈 일이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이왕 시댁이 예쁜 강원도라 다행이지 싶다. 


우리의 1박2일 주말여행의 일정은 아래와 같았다. 밀리지 않고, 깔끔했던 일정이었다. 굿굿. 

춘천, 남촌막국수 > 강릉, 보사노바 > 이마트 장보기 > 양양, 삼촌댁에서 저녁 > (다음 날) 하조대 > 서울  




1. 춘천, 남촌막국수 

혹시나 밀릴까 아침 7시 반에 서둘러 서울에서 출발했다. 중간에 임뚱 사촌형커플을 만나, 춘천에서 점심을 먹었다. 춘천에 왔으니 닭갈비를 먹을까 했지만, 딱히 춘천닭갈비가 맛있진 않다는 얘길 듣고 막국수집으로 갔다. 비빔막국수로 처음에 나오고, 나중엔 육수를 부어서 물막국수로 먹으면 된다고. 감자전이랑 같이 먹었는데, 개인적으론 감자전이 더 맛있었다. 내부 사진도 찍을까 했는데, 손님이 너무 많아서 무리. 배를 채우고, 양양에 가기 전에 강릉에 들러, 안목 카페거리를 가기로 하고 이동했다. 




2. 강릉, 보사노바 

언젠가부터 강릉이 커피로 유명해졌다. 특히 안목해변에 가면 카페들이 줄줄이로 자리하고 있어서 어딜 가야 하나 항상 들를 때마다 고민인데, 이번엔 보사노바로 갔다. 더 예쁜 카페들을 옛날에 찾아서 리스트업 해두었지만 카페가 목적이 아니었으니까. 보니까 보사노바랑 엘빈이랑 사람들이 많이 언급을 했던데, 블로그로 먼저 본 게 보사노바여서 여기로 정했다. 사람이 많았는데, 그만큼 자리도 많고, 창가가 아닌 이상 회전율도 빨라서 잠깐 먹기에 괜찮았다. 따로 포스팅 예정. 




3. 양양, 버섯보고, 저녁

카페를 나와 중간에 어머님, 아버님을 오랜만에 뵈었고, 이마트에 들러 장을 보기 시작했다. 초반에 얘기했던 것보다 더 많이 사는 건 당연한 거였고. 다시 강릉에서 차를 달려 양양에 도착하니 7시. 삼촌댁에는 재작년에 한번 찾아뵙고 요번에 다시 찾았는데, 그 사이에 버섯재배를 시작했다. 직접 기르는 버섯은 처음 봐서 다들 신기하게 구경하고, 버섯 말고도 직접 기른 깻잎, 고추, 가지 등의 채소를 따서 고기랑 같이 먹었다. 주변에 산이랑 밭이랑 있어서 공기가 확실히 맑았고, 원래 맛있는 음식이지만 밖에서 먹으니 더 맛있는 것. 잠자기 전까지 계속 먹다가 12시 넘어서 곯아떨어졌는데, 남은 사람들은 2시가 넘도록 술자리를 계속했다고. 




4. 양양, 하조대

다음 날 손님인데 늦잠을 잘 수 없다 싶어서 일찍 준비했다(그래봤자 어른들을 이길 순 없다). 혼자 멀뚱히 있을 수 없어 고이 잠든 임뚱을 깨웠다. 둘이서 심심하기도 하고, 구경이나 할까 해서 잠깐 하조대에 가보기로 했다. 임뚱은 서울에서부터 '스노클링' 타령을 하더니, 결국 하조대에서 꿈을 실현했다. 초반엔 바다에 앉아서 사진도 찍고, 사람들 구경도 하고 좋았는데, 금세 임뚱이 제 몸을 주체못하고 사라질까봐 엄마 같은 심정으로 조마조마함을 느껴야 했다. 서면 가슴께까지 오는데도. 다행히 내 눈치를 보던 임뚱은 알아서 기어나왔고, 우리는 다시 삼촌댁으로 안전귀가했다. 그러고 나서 아점을 라면으로 해결하고, 삼촌이 바리바리 싸주신 귀한 음식들로 두 손 무겁게, 5시간만에 집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