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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편집후기

[편집후기] 오늘부터 여행작가

[편집후기]

《오늘부터 여행작가》

 

여행하고, 글쓰고, 돈도 버는 여행작가 꿈꾸기

 

 

#기획부터 책임편집까지 온전한 첫 책 

일 년도 더 되었을까. 처음 기획을 했던 것이 말이다. 기획을 하고, 작가님 계약을 하고, 원고를 받고 하는 동안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시간이 흐른 만큼 초반의 기획 방향과는 상당히 다른 책이 되었다. '여행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 라는 것 외에 이것저것들이. 더러는 생각에만 머물던 초반보다 나아졌고, 더러는 아쉬움이 남은 책이다. 기획했던 때부터 생각하면 시간이 많았지만, 중간에 스톱이 되었던 상태라 여전히 쫓기면서 만들었다. 

이번 책은 기획부터 책임편집까지 온전히 처음으로 마무리했다. 일하고 3년 만의 일이다. 첫 기획이다 보니 욕심이 생겨 디자인도, 구성도, 부록도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았다. 너무 힘들기도 했지만, 그동안 해온 게 아까워 맘 편히 갈 수도 없었다. 이 책을 만들기 시작했을 땐 딱히 경쟁서랄 것이 없었으나 우리가 신간을 내놓은 사이 <여행자의 글쓰기>(예담)라는 책이 나왔다. 참신한 기획이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지는 게 아니라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독자에게 필요한 책을 내놓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공저'라는 이름의 책

무려 셋이었다. 두 명의 공저의 책을 진행할 때도 힘들었는데, 셋이 되니 더 정신이 없었다. 작가님 세 분이 이 책에만 매달린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일정이 있기 때문에 피드백을 하나로 모으는 게 문제였다. 단체 카톡방에서 이야기를 해도, 두 분이 대답해도, 한 분이 안 볼 땐 진행이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의견을 모아모아 책이 나왔다. 의견을 모으는 데는 어려웠지만, 의외로 좋았던 부분이 있었다. 한 사람이 쓸 때보다 원고가 빨리 들어온 것이다. 혼자였으면 조금씩 나눠서 들어왔을 텐데, 다 같이 들어오니 그 부분은 수월했다. 공저라 힘이 들었지만, 책이 나오니, 세 명의 현직 여행작가가 함께 만들었다는 전문성이 두드러져보인다. 글쓰기에 중점이 맞춰진 다른 책에 비해 글쓰기, 사진찍기, 꿈꾸기 등 종합적인 내용을 다룬다는 장점이 있는 책이다.    

 

#디자인의 수난

3장을 빼놓고는 사진이 별로 없을 책이라 진행하기 쉬울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Tip, Mission 페이지가 있고, 각 장마다 사진이 조금씩 들어가 있어서 페이지의 텍스트를 조절하는 데에 애를 먹었다. 생각보다 요소가 많은 책이다 보니 초반 시안을 잡을 때도 디자이너가 고생이 많았다. 한번 시안이 정해지고 나머지는 그런대로 무난하게 진행되었는데 문제는 표지였다. 내지 디자인이 화려하기보다 차분하게 잡혀 있는데, 작가님과 대표님이 원하는 방향은 화려한 것이었다. 그래서 야근을 하면서 표지를 짜내야 했다. (그와중에 본문과 통일성을 고려한 디자인이었으니 어렵) 표지 뽑는 기계 마냥 디자이너는 결국 시간 내에 만들었고, 온갖 의견들이 난무했던 표지는 끝이 났다. (도저히 본문과의 통일성을 놓칠 수 없어 후에 표지에 맞춰 본문을 수정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번 표지를 겪으면서 본문과 표지의 통일성을 제대로 배웠다. 초반 책을 어떤 방향으로 잡을 것인지가 이토록 중요하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