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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편집후기

[편집후기] 파리, 다낭·나트랑, 남미 셀프트래블

[편집후기]

파리, 다낭·나트랑, 남미 셀프트래블》

 

뒤늦게 쓰는 편집후기, 가이드북 3권

 

  

| 4, 5, 7월의 신간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는, 편집후기

가이드북 시리즈를 연달아 진행하고, 마감하면서 진이 빠져버렸다. 정말 몸도, 정신도 탈탈 털릴 정도로. 그래서 도저히 편집후기를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나가 쌓였고, 또 하나가 쌓였고, 세 개째에 이르러 큰 산을 넘으니 이제야 여유가 생겼다. 3권의 후기이다 보니 간략하게(?) 훑어보고자 한다.

 

#oh파리oh

<파리>는 개정판으로, 6권의 책을 함께 진행했던 박정은 작가님과 작업했다. 벼르던 책의 개정이라 페이지마다마다 수정거리가 가득했다. 지도는 말할 것도 없고, 캡션부터 파리의 바뀐 정보들을 다 체인지하느라 힘들었다. 개정은 보통 신간을 작업할 때보다 작업시간이 줄어드는 게 맞는데, 거의 신간 하나 낼 정도의 시간을 들여야 했다. 맛집이 따로 있는데다 미슐랭 맛집까지 분류했을 정도니 이 책은 대단하다. 어쨌거나 파리는 개정에 힘입어 최근 2쇄까지 작업해서 인쇄소에서 돌리는 중. 다만 안타깝게 최근 테러가 일어나서 앞으로 변수가 있을 책이지 싶다.   

 

#의외의 다낭·나트랑

<다낭·나트랑>은 <미얀마> 가이드북을 함께 작업했던 한동철, 이은영 부부작가님과 작업했다. 첫 책을 작업했었는데, 3권째 책에서 다시 만났더니 작가님들이 이제는 편집자가 원하는 게 뭔지 '착착착' 빨리 캐치하셔서 순식간에 끝낼 수 있었다. 사실 일정 중에 없던 책이었는데, 원고도 거의 100%여서 더 빨리 끝냈다(보통 작업했던 책들은 원고가 60% 정도 완성되어 있으면 시작하다가 '원고 주세요'하고 호소를 하기 마련인데). 

우리 책의 <베트남> 책이 베스트셀러인데, 이 지역을 쪼개서 다낭, 나트랑 지역이 나온다는 게 과연 괜찮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대박이랄까. 여행사를 운영하는 작가님들의 발 빠른(무서운) 마케팅 효과인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작업할 때면 작가 vs 편집자의 시점으로 인해(디자이너의 입장도 고려) 각을 세울 때가 있다. 싸운다기보다는 서로의 최선을 위해서 설득의 과정이랄까. 이 책에도 그런 때가 있었다. 작가님이 독자로서 원하는 방향을 말할 때면, 가끔은 편집자인 내가 그동안 작가와 독자 사이를 방해했던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 감정도 있고, 의외로 좋은 구성을 제시해주실 때면 '요거, 괜찮다!' 싶은데 하는 때도 있다. (숙소 페이지가 마음에 들었다)

 

#다시 하라면 죽어도 못할

<남미>는 상반기 가장 큰 사이즈의 책이었다. 예상페이지 700p. 게다가 공저, 게다가 10개국, 게다가 작가님들의 첫 가이드북책. ohoh.. 이 책에 들어가기 전 작가님과의 미팅이 있었다. 당시 <동유럽> 가이드북 편집 후 힘들어서 이런 빅사이즈의 책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참이었다. 그래서 담당이 후배 편집자에게 넘어갔는데, 미팅을 하고 나니 도저히 혼자서 할 수 없는 방대한 양이었다. 그래서 결국 이 책엔 편집자 2인, 디자이너 2인이 달려들게 되었고, 고난의 시작을 알렸다.

작업기간만 4개월 이상. 국내 최초 남미 10개국. 가이드북을 처음 쓰는 작가님들의 원고를 받아 다듬고, 배분하는 것도 일인데, 이 나라는 왜 이렇게 정보가 바뀌는지. 1교, 2교, 3교 돌 때마다 새로웠다. 나라도 경제, 정치적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나오고.. 작가님들은 본업이 가이드인지라 해외로, 해외로 나가셔서 작업도 어려웠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작가님들이 편집자의 편집권을 최대한으로 보장한 것이었다. 문장, 아니 단어 하나만 바꿔도 큰일이 나는 작가님이 있는 반면, 이 분들은 '다 바꿔도 돼요!'라고 해주셨다. 결국 '나올 수 있을까?'했던 책은 최근에 세상에 나왔다. 리우 올림픽을 타깃으로 했는데, 과연. 고통의 양과 판매의 양이 비례할지 눈여겨볼 생각이다.

 

 

| 고통과 추억의 기록들

 

 

다음은 오키나와, 방콕이 기다리고 있다.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