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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편집후기

[편집후기] 방콕 셀프트래블

[편집후기]

방콕 셀프트래블》

 

3년 만에 다시 만난 방콕, 개정후기

 

 

 

 

#3년 만에 다시 만난 방콕

2013년에 <방콕 셀프트래블>이 처음 나왔고, 3년 만에 개정 작업을 끝냈다. 이번 개정 작업에서는 3년간 바뀐 정보를 수정하는 것 외에 기존에 지적되었던 부담스러운 분량 부분을 좀 덜어냈다(디자인이나 사진도 부분 수정되었다). 원래 있던 지역이 빠진 건 아쉽지만, 좀 더 '방콕'이라는 주제에 더 집중하는 느낌이 되었다. 3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방콕인데, 다시 읽어보면서 '3년 전엔 대체 책을 어떻게 만든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느끼지 못했던 이 책만의 장점이 보였고, 놓쳤었던 실수도 찾아내면서 '아 왜 이런 걸 틀렸지'하기도 했고, '이 구성보단 이게 나았을 텐데 그땐 왜....?'라는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큰 부분은 바뀐 게 없지만 전보다는 좀 더 괜찮은 책이 되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프로페셔널한 방콕 작가님

3년 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작가님은 정말 프로페셔널했다. 수정된 PDF를 넘기고 받은 피드백에서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구김 하나 없는 깔끔한 종이봉투에 사진이 든 메모리, PDF 대지를 프린트해 깔끔히 표시한 대지, 요청했던 자료들, 수정작업의 방향에 대한 안내가 적힌 종이까지 이렇게 깔끔한 피드백은 받아본 적이 없었다. 보통은 대지를 돌려받아도 무슨 글자인지 못 알아보는 경우도 있고, 요청했던 자료가 누락되어 오기도 하고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작가님을 만나면 에디터는 신경을 놓을 수가 없다. 책 잡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보게 된다. 그 반대의 작가님이라면 에디터인 나는 '나 혼자서 이렇게 아둥바둥할 필요가 뭐 있나'하면서 마음을 비운다. 독자에겐 미안하지만 에디터도 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어떻게 이 표지가 되었냐면

3년 전의 표지 사진은 방콕의 루프톱 바였다. 개정을 결정하면서 사진을 무조건 바꾸기로 했는데, 그 방향은 좀 더 방콕의 느낌이 있었으면 하는 거였다. 그래서 올드시티의 왕궁을 1순위로 두고서 후보 표지를 12개나 만들었고 내부에서 의견도 듣고, 작가님도 독자 투표를 거쳤다. 표지는 항상 말이 많은 법인데, 이번엔 의외로 쉽게 하나의 표지로 결론이 나는 듯했다. 그런데 사진사이트에서 구입할 예정이었던 그 사진이 상업적인 용도로 쓰일 수 없는 사진이었다(미리 알아봤어야 했는데, 맡았던 책들 중 사진을 산 건 처음이었다). 결국 사진사이트를 다시 뒤졌고, 후보를 만들고, 쳐내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표지가 되었다. 사진은 짜오프라야 강변으로, 사실 내부에선 다른 사진이 더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작가님의 마음에 든 사진은 이것(관광지의 느낌이 너무 강하게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이었고, 나도 이 사진이 책을 작업하며 느꼈던 방콕과 일치한단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까 작가, 에디터 VS 디자이너, 대표, 내부직원의 구도였던 셈. 그치만 설득해서(아니, 담판이랄까) 결국은 원하는 대로 표지를 얻어냈다. 볼수록 맘에 드는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