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식당, 카페

성수동, 이자카야 타노시(たのしい)

성수동, 이자카야 타노시(たのしい)

 

 

평소 이자카야를 일반 술집보다 조용한 편이어서 좋아하는데, 최근 성수동에 임뚱이 꽂힌 이자카야가 생겼다. 이름은 타노시로, 일본어로는 즐겁다 라는 뜻이다. 임뚱을 따라 벌써 방문만 4번째인데, 임뚱은 나보다 더하면 더했으니까 나름 단골집이다. 위치는 이마트 바로 맞은편 횡단보도를 건너 2층 건물에 있다.

 

 

내부는 깔끔한 편이고, 입구를 들어서면 상하단으로 단이 나뉜 자리에 각각 테이블이 있고,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단체 손님을 위한 테이블이 있다. 보통 이자카야가 그렇듯 전반적으로 아늑한 분위기다. 이곳이 맘에 들어 여러 차례 방문을 하고 났더니, 블로그에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맘 잡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시끌벅적하지 않아서 좋고, 동네에 요런 이자카야가 있다는 게 좋다.

 

 

원래 이날은 영화를 보기로 했었는데, 배가 고파서 이자카야로 일정을 급 바꿨다. 영화까지 버리고 아예 먹기로 작정을 하고 와서 미친듯이 메뉴를 시켰다. 사시미(中), 얼큰해물나베우동(?)랑 튀김이었다. 회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두툼한 질에 식감이 정말 좋고, 생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생강과 회를 같이 즐기는 법을 알게 됐을 정도. 나베우동은 양도 많아서 좋은데, 국물이 돈코쓰라멘 같은 진한 맛이다. 거기에 얼큰함까지 더해져 술안주에 진짜 딱. 술집에 가면 보통 안주는 맛은 포기하고 그냥 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여긴 음식 자체가 맛있다. 여기서 그만해도 됐을 텐데 마무리로는 튀김이 먹고 싶어졌다(조금 먹고 나머진 다 싸왔지만). 전날 다른 집에서 튀김을 먹었었는데 확실히 질이 다르단 느낌이 들었다. 색깔도 뽀얗게 튀겨졌고, 튀겨진 정도가 적당했다.

 

 

여태껏 이곳에서 시킨 메뉴는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거기다 직원 분도 과하지 않게 친절해서 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진짜 최고. 항상 느끼는 건데 우리는 둘이서 오지만 늘 4인이 온 것처럼 먹기 때문에 가게 사장님들이 진짜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날 우리가 먹고 마신 것만 총 83,000원. 맨날 하는 '우리 아껴야 돼'라는 말은 참 공허하기 그지없는 듯. 그래도 돈이 아깝지 않았던 맛, 분위기라 또 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