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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Day 1. 동국대 연등 구경하면서 산책

Day 1. 동국대 연등 구경하면서 산책



미리 알아보지 않고 들어갔던 옛날농장에서 다들 맛있게 저녁을 먹고 나니 배가 불렀다. 원래는 밥 먹고 시간이 남으면 어둡긴 해도 남산한옥마을 근처를 한번 돌아볼까, 했었는데 동국대 후문 쪽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동선이 이상하게 꼬였다. 어차피 다음 날 일정이 '북촌한옥마을'이기도 했고, 다시 돌아가기도 뭐해서 주변에 보이는 동국대나 올라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맘때, 부처님 오신 날 무렵이면 예쁜 연등이 학교 곳곳에 매달려 있을 테니까.  



평소에 걸을 일이 없어서 헥헥 거리면서 올라온 팔정도. 나름 동국대의 메인 지역이고, 내가 자주 갔던 명진관 바로 앞 자리다. 엄빠는 내 졸업식 때만 잠깐, 그것도 너무 빨리 지나쳐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구경도 못했는데 이날엔 돌아다니면서 학교 투어를 했다. '여기가 도서관이고, 저기는 식당이야' 이러면서. 감성공감제로인 아빠랑 임뚱은 '이게 멋진가'라며 갸우뚱했지만 엄마랑 나는 좋아서 여기저기 사진 찍고 돌아다녔다. 나름 사진 찍기 치열했던 코끼리 동상 앞에서 엄마 사진도 열심히 찍었고. 



확실히 연등은 학교 곳곳에 매달려 있었지만, 아무래도 가장 힘을 준 곳은 팔정도. 그것 외에는 정각원 정도일까나. 그래서 대부분의 사진은 팔정도에 몰빵. 하나의 연등엔 각각 학생들이 직접 쓴 소원용지가 매달려 있는데, 그걸 둘러보는 재미도 있었다. 그런데 옛날이랑은 다르게 글이 좀 슬픈 게 많아서(취업이라든가, 성적이라든가) 요즘 학생들이 진짜 힘든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사실 오랜만에 내 학교 구경한다는 생각에 온 것도 사실인지라 엄빠는 어떨까 했는데, 밥 먹고 산책 겸 돌기도 좋고, 엄빠가 묵었던 신라호텔하고도 아주 가까워서 나쁘지 않았던 코스였던 것 같다. 무엇보다 날씨가 선선하고 좋아서 조용히 걷기 좋았달까. 시간이 된다면 남산산책로도 걸었으면 좋았겠지만, 충무로역에서 시작해 동대입구역으로 오니까 9시도 훌쩍 넘어버려서 여기서 마무리하는 걸로.  



바로 호텔로 넘어왔는데, 벌써 한밤- 별로 한 게 없는 것 같지만 나름 1만 보는 거뜬히 걸었던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