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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Day 2. 북촌한옥마을 산책

Day 2. 북촌한옥마을 산책



점심을 든든히 먹고 본격적으로 북촌한옥마을 산책에 나섰다. 거창하게 1박 2일 서울여행이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실은 메인이라곤 북촌한옥마을이 전부인 것이나 다름 없는 일정이었다. 엄마가 서울에 오기 전 어딜 가면 좋을까, 하고 같이 블로그를 찾아봤는데, 분위기도 좋고 동선으로도 괜찮은 곳이어서 여길 골랐다. 결과적으론 자주 서울에 오지 못했던 엄빠 둘 다 만족한 곳이기도 하다. 북촌한옥마을은 안국역에서 내려 사람들을 따라 서서히 걷다 보면 저절로 이르기도 하고, 간혹 길 중간쯤 서 있는 가이드를 통해 지도를 받아들고 찾아가도 된다. 



이날의 정확한 목적지는 '북촌한옥마을 전망대'. 그렇게 목표를 두고 계속 올라가고, 가는 도중 맘에 든 곳들을 추 내려오는 길에 들르기로 했다. 오르막이어서 중간중간 헉헉 거리기도 했는데, 그래도 완만한 길이라 엄빠가 걷는 동안 크게 힘들어하지 않았다. 아니면 처음 보는(혹은 몇 십 년 만에 올라온) 이곳이 너무 예뻐서 힘들 틈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누군가를 위한 걸음이 아니면 자주 오는 동네가 아닌지라 종일 들떠서 눈에 담기 바쁘긴 마찬가지였다.   



4월이면 막연히 봄이겠고, 날이 좋겠지 하고 날짜를 잡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날이 좋았다. 오랜만에 효도하려는 내가 기특해서 이렇게 좋은 날을 줬나 싶을 만큼. 거기다 늘 그랬듯 위에서 내려다보는 전망도 훌륭했다. 튀지 않는 단정한 건물들 사이에 초록색 나무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뒷 배경으론 높다랗게 솟은 산이라니. 거기다 마침 이 근방을 지날 때엔 사람도 얼마 없어서 느긋하게 사진 찍고, 이야기하면서 다들 기분이 좋아졌던 것도 같다. 



멀리 전망도 바라보고, 돌로 된 의자에도 앉았다가 북촌한옥마을의 곧 메인으로 들어섰다. 사진 상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보이지만, 이날은 주말이라 평소보다 관광객이 많아서 사진을 찍을 때마다 다른 사람이 종종 걸렸다. 특히 전에 왔을 때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는데, 다들 대여한 한복을 입고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고 아빠가 요즘엔 이런 것도 있냐며 제일 신기해했다.  



북촌한옥마을은 곳곳에 조용히 해달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는데, 이곳에서 실제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다. 그래서 골목, 한옥 건물을 쓱- 보는 것 말고는 여기서 딱히 할 수 있을 게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중간에 어느 공간이 무료로 개방되어 있었다. 한옥을 직접 둘러보게 되어 있고, 한쪽엔 기념품 숍도 있어서 원하는 사람들은 기념품도 살 수 있다. 이곳 말고도 기념품숍은 주변에 더러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곳의 퀄리티가 가장 괜찮았던 것 같다(사진 않았지만). 좋아하는 엄마의 기념사진도 찍어주기에도 좋았던 공간이었다. 


그동안 여기에 올 날만 기다리고 있었을 텐데, 생각보다 코스가 짧아서 시시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엄빠의 반응은 예상보다 더 좋았다. 전통적인 관광지에, 한옥이 그리 신선한 게 아니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멋진 곳임이 틀림없었나 보다. 멀리 여행을 떠나긴 부담스럽고, 여행 기분은 내고 싶을 때 한 번쯤 둘러볼 만한 곳인 것 같다. 



북촌한옥마을 

주소 : 서울 종로구 계동길 37(안국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