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 인사동, 실패한 전통찻집, 청계천
이리저리 가게 내부를 휙 둘러보고, 거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테라스 석에 자릴 잡았다(나중에 추워서 다시 들어옴).
카페를 나오고 나선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서 청계천을 좀 걷기로 했다. 전날도 많이 걸었는데, 이날도 엄청나게 걸었다. 20년이나 더 젊은 나도 힘이 들었는데, 엄빠는 힘들다는 말과 내색은 전혀 안 했다. 오히려 에너지가 넘쳤다(대단). 청계천을 걷다가 느낀 건 실패인지, 성공인지를 떠나 사람들의 쉼터가 된 것만은 확실하다는 것. 연인이나 가족들이 잠시 자리를 잡고 두런두런 이야길 나누는 모습이 아주 자연스러웠다. 어쨌든 이런 게 생겨서 엄빠랑 나도 같이 걷고 좋은 일이다.
마지막으로 엄마 얘기를 덧붙이면, 1박 2일 짧은 시간 동안 엄마는 계속해서 사진을 담았다. 흔하디흔한 꽃도, 인사동 거리에 불현듯 나타난 공연단도,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화분도, 아빠와 우리가 걷는 뒷모습도. 사진을 찍히는 게 어색해서,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부끄러워서 '그만 찍어', '빨리 찍어야 돼'가 말버릇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만큼 담고 싶은 풍경이 많았을 텐데 난 왜 이 모양인가 싶다(물론 돌아가도 똑같이 행동하겠지만).
이날 청계천을 끝으로 이틀을 함께했던 엄빠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갔다. 돌아온 엄마에게 동생이 "어땠어?" 하고 물으니 엄마는 "너~~무 좋았어!"라고 했단다. 진짜 별 거 아니었는데, 쉬운 건데. 왜 진작 이렇게 할 생각을 못 했을까? 앞으로는 종종 이런 시간을 가지려고 해야겠다(어째 어버이날 맞이 포스팅 같은 마무리-).
'여행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말 호텔놀이 @홍대 아만티 호텔 트리플룸 후기 (0) | 2018.06.21 |
---|---|
생일기념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 스탠다드 퀸룸 (0) | 2018.05.27 |
Day 2. 북촌한옥마을 산책 (0) | 2018.05.09 |
Day 2. 북촌 나들이 점심 - 북촌도담 (0) | 2018.05.07 |
Day 1. 동국대 연등 구경하면서 산책 (0) | 2018.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