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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오션스8》 - 산드라 블록,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오션스8》 - 산드라 블록,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지난번에 봤던 <아이 필 프리티>가 생각보다 더 재밌어서 영화를 또 보러 가기로 했다. 개봉작을 둘러보는데, 그중에서 가장 끌렸던(이전에 본 것과 비슷한) 것이 <오션스8>이었다. 산드라 블록, 앤 해서웨이 같은 쟁쟁한 출연진이 나오는데, 거기에다 여자들이 뭉쳐서 다이아몬드를 털어내는 이야기라니 보고 싶었다. 문제는 지금까지 이 영화를 당장 보러 가지 않고, 내버려뒀을 정도로 불호(不好)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내용이 허접해도 배우들 보는 맛으로 간다고 생각해야지, 하고 애써 합리화했던 마음은 영화를 보고 나니 복잡해졌다. 



구 남친의 배신으로 감옥에서 썩은 산드라 블록은 무수한 시간 동안 구 남친에 대한 복수+완벽한 범죄의 성공을 그려왔다. 원했던 대로 그녀는 가석방을 하면서 그 구상을 현실에 옮기기 시작한다. 먼저 친구인 케이트 블란쳇을 찾아가 손을 잡고, 헬레나 본햄 카터, 리아나 등 범죄에 필요한 인물들을 하나씩 끌어들이면서 막강 구단으로 발돋움한다. 그녀의 계획은, 지하 창고에 고이 잠들어 있던 까르띠에 목걸이를 셀럽 앤 해서웨이를 이용해, 밖으로 끌어내고 이를 훔치는 것. 그리고 이 범죄의 용의자는 구 남친이 되는 것. (스포) 범죄는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는 듯하다 앤 해서웨이가 이 범죄를 눈치채면서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없어서' 범죄자가 되겠다고 맘먹은 당돌한(?) 그녀 덕에 위기는 기회가 되고, 그 뒤부턴 전보다 더 완벽한 결말을 향한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복잡해진 이유는, 관객들이 말한 것처럼 빵빵한 배우진들에 비해 너무 뻔하고, 밋밋한 스토리였다. 아니, 50년 동안 아무도 차지 않은 목걸이를 훔치는 게 이렇게 쉬우면 누가 범죄자가 안 되겠나. 각 배우들마다 각자가 돋보이는 시간을 줘야 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긴장감이 좀 없는 게 내내 아쉬웠다(<오션스일레븐>과 비슷한 느낌의 <도둑들>이 훨씬 재밌었던 건 개인 취향일까?)



거기다 산드라 블록이 단순히 타고난 천재 범죄자라서가 아니라 단순히 구 남친에 대한 복수로 이 모든 걸 계획했다는 것도 별로. 실은 온라인을 돌아다니다가 만난 산드라 블록의 명대사 '남자가 끼면 복잡해져' 때문에 보게 된 것도 있는데, 애초에 범죄의 시작이 '남자' 때문이었다니. 시원한 복수라기보다는 개인적으론 못 잊어서 끝까지 구질구질 쪽에 가깝게 느껴졌다(너무 혹평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괜찮은 배우들을 가지고 이런 영화로 밖에 만들질 못했다는 게 너무 안타깝고, 기억에 남는 건 앤 해서웨이가 무진장 이뻤다는 것과 까르띠에 구경 잘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