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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추천

아무튼, 잡지 - 황효진 아무튼, 잡지 - 황효진 지난번 이번달에 산 잡지 포스팅을 하면서 살짝 언급했다. '콘텐츠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잡지'에 관심이 생겼고, 그러다 보니 라는 책에까지 관심이 이어지게 되었다고. 에 대해 리뷰를 쓰기 전에 아무래도 시리즈인 '아무튼'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아무튼'은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에 대해 쓴 에세이 시리즈로,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라는 각기 다른 세 출판사가 한 시리즈를 동시에 내는 프로젝트에 의해 탄생했다. 기존 출판업계에서는 드문 형태라 눈길을 끌었고, 거기다 휴대하기 간편한 사이즈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결론은, 업계에서는 꽤 유명했던 시리즈라는 거다. 이렇게 유명했던 시리즈인데도, 내게는 그 많은 주제들 중 어느 것 하나 깊.. 더보기
한번 까불어 보겠습니다 - 김종현 서점에 책구경을 갔다가 '예쁘다' 싶었던 책이 있었다. 그게 바로 달출판사의 . 제목이랑 표지에서 느껴지는 '예사롭지 않은' 기운에 저자가 누군가 봤더니, 퇴근길책한잔이라는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이었다.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이 책을 출간하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어서, 역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갱지 같은 종이에, 간간이 스페셜 페이지는 노란 면지를 깔고, 저자의 캐릭터가 책날개에 들어가 있고, 뒤표지는 재밌는 추천사가 한가득이다. 이 책 재밌네. 그러고 슬쩍 프롤로그를 읽었더니, 그건 더 재밌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라며 자뻑 가득한 글이 있는 게 아닌가. 자신감인지, 허세인지 모를 이 글을 읽고, 다음 페이지를 얼른 재촉하게 된다. 그렇게 읽다보면 '책방 주인장'이 아닌 인간 '김종현'에 대해 조.. 더보기
《철들면 버려야 할 판타지에 대하여》 - 노라 에프런 《철들면 버려야 할 판타지에 대하여》 - 노라 에프런 노라 에프런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어느 에세이에서였다(어렴풋이 떠오르는 책이 있지만, 확실하지 않으니 언급은 피하기로 한다). '목주름'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정확한 에피소드는 역시 잊어버렸다. 어쨌든 그때 내가 받은 인상으로는 이 여자 되게 멋지다는 것이었다. 다른 얘기인 것 같지만 관련 있는 얘길 하자면, 최근 에세이책 시장은 사이즈가 좀 커졌다(고 한다). 다른 분야의 책보다 많이 팔리다 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이 분야의 신간은 쏟아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책들이 시도 때도 없이 감성적이거나 허세만 가득하다는 것이었다. 내가 쓴 글이 아닌데도 왜 읽는 내가 부끄러워지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러다 보니 괜찮은 .. 더보기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 이다혜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 이다혜 는 우연히 얻은 책이다. 자주 가는 온라인서점에서 신간이벤트에 응모했다가 특출나지 않은 운빨에도 불구하고 손에 넣었다(감사하다). 이벤트에 참여할 때에는 보통 책에 대한 짧은 기대평을 달아야 한다. 나는 '여행에세이라서 한 번, 이다혜 작가님이라서 또 한 번 흘깃하게 되었노라'고 적었다. 일말의 거짓도 없지만, 좀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사실 이름은 적잖이 들었지만, 저자의 다른 책은 애석하게도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출간된 책들의 존재를 알고 있고, 북칼럼리스트와 씨네21 기자로 활동한다는 것 정도만 알았다. 책만 읽지 않았다 뿐이지 계속 궁금해했던 건 사실이다. 당첨 사실을 알게 되고, 며칠 후 책은 집으로 도착했다. 서평마감날이 언제더라, 하고 찾아보니 8.17.. 더보기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 한수희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 한수희 에세이가 몇 년 전부터 좋아졌다. 그것들을 읽다보면 아득아득 살아보겠다고 기를 쓰고 있는데, 그 일이 별 것 아닌 것 같다. 작가가 뭐가 그렇게 어려워, 그냥 살아. 라고 가볍게 어깨 위에 턱 하고 손 한번 올려주고 으쓱하는 느낌이랄까. 어떤 것으로도 치유되지 않았던 마음이 그만 풀려버린다. 글도 물론 좋지만 문장 자체의 맛도 부드럽고, 저자의 기질이 대부분 성실한 게 느껴져서 좋다. 그런 까닭으로 선호하는 에세이스트로 일본에 마스다 미리가 있다면, 한국엔 한수희가 있다. 라는 보랏빛 책으로 처음 만난 저자 한수희는 글 하나로 내 마음을 몽땅 앗아가버렸다. 에세이는 비교적 다른 글보다 소재도 다양하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마음대로 적으면 되는 것이니 쉽게 쓰는 것이라.. 더보기
《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 마스다 미리 《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 마스다 미리 집에 있으니 할 일도 없고, 오랜만에 도서관에나 가볼까, 하고 찾아갔다. 읽을 책은 언제나 많지만 도서관에서 책장 가득 있는 책을 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서점의 매대(광고)와 다르게 공정하게 책을 볼 수 있어서 정말 내 취향을 골라올 수 있다. 이전에 궁금했던 책들이 좀 있어서 리스트업해서 갔다가 마침 내 눈높이와 맞는 책장에 마스다 미리 책이 놓여 있었다. 최근 속편이 나온 걸 보고 사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이 책도 아직 안 읽었으니 이것부터 읽자, 하고 데려왔다. 제목도 귀여운 는 160쪽밖에 안 되는 아주 얇은 만화에세이다. 책을 펼치면 시작부터 귀여운 그림이 독자를 맞는다. 수짱 캐릭터가 더 좋긴 한데, 이 그림은 에 나오는 초창기 캐릭터를 담은 .. 더보기
《자유로울 것》 : 임경선 《자유로울 것》 : 임경선 책을 고르기 전에 내가 가장 먼저 신경쓰는 것들이 있다. 책의 형태(양장이냐, 무선이냐), 디자인, 제목, 작가, 출판사브랜드. 내가 편집자이(였)기 때문인지, 그냥 유별난 독자이기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그렇다(책이 내용이 중요하지 그런 것이 뭐가 중요하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 취향이 이러니, 취향은 존중해주시죠).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내게 언젠간 살 수밖에 없는 책이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 부분들에서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단단한 양장에, 고급스러운 디자인, 정말 기가 막히다 싶은 심플함 그 자체 '자유로울 것', 작가의 글은 이미 전작을 통해 증명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언젠가 살 것이 분명했던 이 책을 지금 읽게 된.. 더보기
《혼자 사는 여자》 : 백두리 《혼자 사는 여자》 : 백두리 에세이에 꽂혔을 즈음에 빌린 . 사실 도서관에서 5권을 빌렸다가 2권은 도저히 다 읽질 못하겠고, 나머지 3권만 완독했는데, 그중 하나다. 는 내가 빌렸던 5권의 책들 중 베스트 초이스는 아니었다. '혼자 사는 여자'라는 제목과 자취 12년차 싱글녀의 웃픈 서울살이, 웃픈 서른살이 라는 부제가 마음에 들었지만, 표지의 그림이 귀엽다기보단 다소 무서운 편이어서(?) 책이 영 손에 잡히진 않았다. (약간 공포스러운 이토 준지 그림체가 생각나기도) 그런데 의외로 내용은 공감할 만한 요소가 가득가득한 에세이였다. | "서른 속엔 '어른'이 들어 있어서 어려운 건가봐." 작가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이 책의 글과 그림을 모두 담당했다. (이 책 외에도 , 등에 일러스트를 담당했단다) 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