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포스》 : 조셀린 도나휴, 디에고 보네타

《캄포스》 : 조셀린 도나휴, 디에고 보네타

 

 

 

매일 같이 들어가는 예스24에서 시사회이벤트를 진행하길래 응모했다가 당첨! 여기서 시사회를 신청해도 된 적이 별로 없었는데 된 걸 보니, 경쟁자가 별로 없었던 것 같은 느낌. 어쨌거나 남들은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은 <캄포스>에 응모한 이유는, 단 하나 <컨저링>을 만들었던 제작진이 만든 영화라는 점이다. 평소에는 배우나 감독이 누구인가에 좀 흔들리는 타입인데, 제작진을 믿고 누군지 모르는 배우들 투성인 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심지어 공포라는 것만 알 뿐 어떤 내용인지도 모른 채로.

 

 

 

<캄포스>는 먼저 스페인의 어느 마을에서 있을 영어 캠프를 계기로 모인 4명의 주인공들을 보여준다. 남녀 2인, 4명인 이들은 영어 캠프 교사를 맡을 이들로, 캠프가 시작되기 전 모여 으스스한 분위기의 숲속에서 신뢰 게임을 행한다. 한 사람이 눈을 가린 채 파트너의 지시에 따라 숲속을 한 바퀴 돌고 나오는 게임인데, 이때부터 이들의 믿음이 이 영화 전반의 키워드가 된다. 여기서 곱게 자란 크리스티는 게임을 거부하고, 갈등을 빚는다. 이후 계속해서 4명의 남녀가 각각의 이해관계로, 엇갈리는 상황들이 계속 벌어지고, 어두운 조명, 음산한 음악 등을 가지고 계속 공포심을 유발한다.

그러던 중, 남 교사인 안토니오가 갑자기 검은 피를 토하며 좀비(?)로 변해 같이 온 윌에게 달려드는 사건이 벌어지고, 이들은 혼비백산하기 시작한다. 원인은 분노바이러스. 이는 영화 속에서 우물로 인해 번져가기 시작하고, 이것에 접촉하면 한시적으로 검은 피를 토하고, 분노로 사람들을 죽이게 된다. 안토니오가 죽고 남은 인원은 셋, 살기 위한 몸부림과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 이기심이 관건이다.  

 

 

영화는 83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이다. 그래서 그런지 초반부터 그야말로 다 쏟아붓는다. 눈을 가리고 게임을 하는 때부터 누군가 몰래 지켜본다든가, 갑자기 나타나고, 소리로 조여온다든가 하는 것처럼. 공포영화를 잘 보지 못하면서 좋아하는 편인데, 초반엔 정말 눈도 똑바로 뜰 수 없을 정도로, 눈 감고, 귀 막고 하면서 봤다. 오히려 <컨저링>보다 공포감이 더 심했을 정도. 대체 왜 이들이 검은 피를 토하면서 변해가는 건지 알 수 없어서 더 무섭고.

그런데 진상을 알게 되니 점차 무서움이 사라진다. 한 사람이 분노바이러스에서 벗어나면, 다른 사람이 접촉되고 릴레이로 이어지는 동안 코믹한 요소들도 나와 관객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특히 압권은 핸드폰 씬. 크리스티의 'Damn it'은 잊지 못할 명장면.

 

 

개인적으론 초반부에 너무 몰아치게 무서웠는데, 가끔씩 코믹한 요소도 보여줘 숨통이 트여 좋았다. 그렇다고 영화 후반부에 갑자기 코미디로 변해서 끝날 때까지 그렇게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영화가 러닝타임이 짧아서 구구절절하지도 않고, 끝날 때도 깔끔하게 마무리된달까? B급 정서가 가득한데,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굉장히 좋았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무섭고, 다시 봐도 무서울 것 같다. 하지만 군데군데 코믹한 장면을 두고서,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된 공포영화(이를 테면 <컨저링>)를 기대하고 온 이라면 다소 실망을 할지도 모르겠다. 이미 다른 블로거들이 이 영화를 두고 '글쎄요'라는 반응인 것도 좀 있고. <컨저링>과 달리 이번엔 호불호가 좀 갈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