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아메리카:시빌워》 : 크리스 에반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블이 그렇게 인기가 많다는데, 알고 있는 거라곤 <아이언맨>, <어벤져스> 정도였다. 캡틴아메리카도, 앤트맨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런데 요즘 보고 싶은 영화도 없는데다 <캡틴아메리카:시빌워>가 호평 속에 천만 돌파가 무난해 보인다는 얘길 들으니 보고 싶어졌다. (주변에서 시빌워의 기대감도 컸고) 그래서 주말에 극장을 찾았다. 워낙 호평이 많아 기대가 커서 그런지 생각보단 '와, 대단해!!"라고 할 만큼은 아니었으나,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이나 엔딩크레딧에 숨어 있는 쿠키영상도 봐야 했는데,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 느낌이었다.
영화는 지난번 <어벤져스2>에 있던 '소코비아' 사건으로 시작된다. 그 사건에서 평화를 유지한다는 이유였으나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두고, 능력을 가진 이들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이에 히어로들의 자율 행동을 막고, UN의 허가 및 117개국의 감시를 통해야 한다는 소코비아 협정안이 등장한다. 아이언맨팀은 협정에 동의하나, 캡틴아메리카는 끝까지 사인을 하지 않는다.
이후 협정안 체결로 모인 틈에 폭박물로 인해, 와칸다의 국왕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때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이 캡틴아메리카의 친구인 윈터솔져다. 왕인 아버지가 눈앞에서 죽는 걸 목격한 블랙팬서는 복수를 하겠다며 윈터솔져를 쫓는다. 이 과정에서 자율행동을 막으려는 어벤져스팀, 친구를 지키고, 진짜 범인을 잡겠다는 캡틴팀의 분열이 일어난다.
<캡틴아메리카>의 편인 만큼 결국 블랙위도우의 도움으로, 캡틴은 진범을 찾으러 모스크바로 떠나고, 남겨져 있던 아이언맨은 사건의 전말을 뒤늦게 알게 되어 곧 모스크바로 간다. 그러다 부모님의 죽음의 비밀을 알게 되고, 미친듯이 캡틴과 대적하며 싸우다, 캡틴이 전달한 편지를 아이언맨이 읽고서 마무리 된다.
싸움 끝엔 '부모님의 죽음'이 얽혀 있어 최근에 본 <배트맨 대 슈퍼맨>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개연성은 마블이 한 수 위다. 언제나 순순히 따르기보단 주관이 뚜렷하고 엇나갈 때가 많은 아이언맨이 이번엔 이해가 갔다. 친구를 지키겠다고 다른 거 다 던져버리고 가는 캡틴아메리카보단(어벤져스도 팀인데 말이지).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아쉬움은 히어로끼리 싸우는데, 좀 초딩이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아이언맨이 싸우다가 가려는 캡틴에게 '그 무기는 아버지가 만든 거야, 자격이 없어'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그와중에 '네꺼내꺼'하는 게 유치하다 싶기도 하고.
이번 영화를 보면서, 워낙 마블영화에 뒤늦게 보기 시작해 캡틴아메리카가 냉동인간이었다는 것도 몰랐고, 앤트맨이 등장했을 땐 깜짝 놀라기도 했다(앤트맨 매력이 쩔었다). 그래서 다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관련 영화를 보고 가면 더 재밌다고 말했구나 라는 생각이. 그나마 <어벤져스2>가 아니었으면 하나도 이해하지 못할 뻔했다. 기대했던 만큼 재밌지는 않았으나(전편들을 안 봐서 그럴 듯), 돈은 아깝지 않았다. 액션도 원없이 본 것 같고. 종종 유머도 꽤 마음에 들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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