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 벤 애플렉, 헨리 카빌
혹평이 난무하는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을 보고 왔다. <다크 나이트>를 제외하곤 배트맨과 슈퍼맨이 나왔던 영화를 본 적이 없는데다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는 채로 무작정 말이다. 그나마 알고 있던 <다크 나이트>랑도 이번 편은 캐스팅도 전부 달라서 아예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었는데, 시작 자체가 슈퍼맨의 다른 영화에 이어서 전개가 진행된다.
이전 영화에서 슈퍼맨은 시에서 전투를 벌인 결과 메트로폴리스가 파괴되고, 시민들은 불안에 떤다. 이후 그의 행동이 합당한 것인가를 둘러싸고, 슈퍼맨은 그저 강한 사람인지, 약한 인간을 가여워하는 신 같은 존재인지 논란을 낳는다. 그러는 한편, 배트맨은 지금은 모르지만 영웅이 악당이 되는 건 쉬운 일이라며 슈퍼맨이 타락하기도 전에 악의 뿌리를 뽑아버리려고 한다. 둘 사이엔 렉스 루터라는 위험 인물이 존재하는데, 그는 강력한 힘을 가진 슈퍼맨에 대한 질투와 집착으로 열등감에 사로잡혀 배트맨과 슈퍼맨을 싸움에 붙인다. 거기에 더해 괴물까지 창조해낸다.
기사마다 혹평은 기본이고, 네이버 영화 리뷰까지 온통 혹평 투성이라 '얼마나 별로길래'하는 심정으로 관람하기 시작했다. 연출이나 영상미, 음악, 액션 등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오히려 그 부분은 마블의 <어벤져스>보다 확실히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떤 면에서 그리 혹평을 얻었는지는 중반부를 넘어서면부터 알아채게 된다.
뻔하지만 히어로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사는, 개연성이 부족하다. 배트맨 대 슈퍼맨이라고 하지만 영웅끼리 치고박고 하다 끝날 수는 없는 법. 둘은 결국 화해를 이뤄내지만 그 계기가 너무 어이가 없다. 외화였으니 조금 덜 해보였지, 한국영화였다면 평생 놀림감이다. 그런데다 히어로나 악역의 과거나 특징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났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악역이 비뚤어진 원인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났으면 싶었다. 보니까 여기도 진짜 잘하던데(도련님 스타일이라 베테랑의 유아인이 생각났던). 더구나 액션이 훌륭하긴 한데, 너~무 길다. 러닝타임이 150분이나 되고, 액션도 넘치는데 대화도 하나도 안 하고,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울 때 얼마나 답답했는지.
관객들이 혹평을 쏟아내도, 연출은 다들 인정하는 분위기. 하지만 내게 벤 애플렉은 <나를 찾아줘>가 너무 인상적이었는지 배트맨에 몰입은 좀 덜 됐고, 등장하는지도 몰랐던 원더우먼은 생각보다 매력적이라 좋았다. 분량은 진짜 조금이었고, 마지막 괴물과의 전투에서도 몇 번 나오지 않지만 존재감은 갑.
그래서 결국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이 어땠냐하면, 그냥그냥 돈이 아까울 정도는 아닌데, 굳이 보러 갈 필요 있나 하는 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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