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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극비수사》: 김윤석, 유해진

《극비수사》: 김윤석, 유해진

 

딱히 《극비수사》가 보고 싶었던 건 아니었고, 영화가 보고 싶었다. 정확히 말하면 '영화관의 팝콘'이 먹고 싶었던 걸지도. 그러던 중 개봉한 영화 중에서 어떤 걸 보면 좋을까 싶었던 차에 김윤석, 유해진 주연, 곽경택 감독의 《극비수사》를 보기로 했다. 《심야식당》도 굉장히 끌렸는데, 시간대가 애매해서 매시마다 영화가 있는 걸 골랐다. 사실 개봉을 했는지도 몰랐던 영화여서 급히 줄거리를 읽었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로, 형사와 점쟁이가 합세해 유괴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는 이야기였다. 김윤석이 형사고, 점쟁이는 유해진.

 

 

어느 날, 부산의 어느 부잣집의 딸인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학교 앞에서 낯선 남자의 차를 타고 사라진다. 우여곡절 끝에 사건을 수사를 맡게 된 김윤석. 그러나 타 부서의 사건인 데다, 이미 아이가 죽었다고 판단해 공개수사를 원하는 다른 형사와 달리 아이를 살리기 위해선 극비로 진행해야 할 것을 주장한다. 따로 전담반을 꾸리지만 이미 눈엣가시로 전락한 상황. 그러던 중 아이의 고모와 엄마는 점쟁이를 찾아 아이의 생사를 묻고 다니는데 유일하게 아이가 살아있다고 이야기 한 김 도사(유해진)가 등장한다.    

 

 

 

갑자기 등장한 김 도사는 다른 형사들에 의해 범인으로 몰리고, 린치를 당하고 김 도사는 공 형사에게 헛소리 하지 말고 조용히 살라는 소리만 듣게 된다. 하지만 범인이 보름 후에 연락이 올 것이라 했던 김 도사의 말대로 일이 진행되자 그의 말에 조금씩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후 번번이 범인의 농락으로 수사가 끝나다 서울로 이동해 범인을 쫓으면서 둘은 의기투합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공 형사를 신뢰하던 아이의 아버지는 이번엔 서울의 유명 수사관에게 사건을 전담해버리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지만 아이를 살리기 위해 수사에서 손을 놓지 못한다.

 

 

김 도사는 계속해서 범인과 관련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결국 둘은 범인을 체포하는 데 성공한다. 그렇게 범인을 잡아냈음에도 불구하고, 공 형사는 다른 형사들에 의해 진급에서 혼자만 쏙 빠져버리는 상황이 되고, 김 도사 역시 아이가 죽었다고 쓸 데 없는 짓 말라던 스승의 배신으로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아이의 엄마로 인해 공 형사는 공정한 성과를 다시 요구받아 진급하고, 김 도사 역시 고모 덕에 입소문이 나게 되면서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이렇게 보면 유괴도 해결하고, 사건 해결에 힘쓴 두 사람도 성공하고 참 괜찮구나 싶은데 전체적으로 '돈'의 씁쓸함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결국 아이를 되찾은 것도 있는 집 자식이었기 때문이니.

 

 

사실 범인 찾기가 목적인 줄 알았는데, 범인을 찾으면서 일어나는 돈, 권력에 대한 이야기가 더 주류를 이룬 것 같은 느낌이었다. 왜냐면 범인이 누구였는지 밝혀졌을 때 별로 '감흥'이 없어서. 더불어 당시의 수사가 얼마나 허접했는지(범인이다 싶으면 일단 구타)를 나름 고발하는 영화였구나 싶기도 했다. 어쨌든 마지막엔 실화답게 실제 인물들을 보여준 것도 흥미로웠고, 1차 유괴를 당했던 여자아이가 2차 유괴까지 당했다고 하는데 이것도 이 콤비가 범인을 잡아냈다는 것은 더 흥미로웠다.   

어쨌거나 형사와 점쟁이의 호흡이라는 신선함도 있었고, 한 연기력 하는 배우들을 모아서 그런지 볼만했다. 곽경택 감독의 영화라 그런지 평타는 하는 것 같았고. 어떤 사람은 김윤석이나 유해진이 하는 연기만 하는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는데, 나는 한 번 더 형사 김윤석을 보고 싶어서였는지 만족스러웠다. 영화 속에서 자동차에 매달려 범인을 잡는 씬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정말 고생했겠다 싶기도 하고. 나름 괜찮았다. 근데 생뚱맞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느낌이 든 건 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