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라레바 아가씨》 - (東京タラレバ娘)
편성 | 일본 NTV, 10부작
출연 | 요시타카 유리코, 에이쿠라 나나, 오시마 유코, 사카구치 켄타로
줄거리 | 높은 이상과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세상을 마주하다 아무런 성과 없이 어느새 30대를 맞이한 극작가 린코와 그의 친구들을 통해 30대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그려내는 공감도 100%의 러브 코미디 드라마
언젠가 일본 관련 네이버 포스트가 있어서 읽다가 <도쿄 타라레바 아가씨>에 대해 알게 되었다. 2017년 이맘때쯤 나왔던 드라마인데 <중쇄를 찍자> 이후 관심이 생긴 사카구치 켄타로랑 <뱀파이어 검사 2> 때부터 좋아했던 요시타카 유리코가 나오고, 그 외에도 다른 일드로 봤던 에이쿠라 나나, 오시마 유코가 요시타카 유리코의 친구로 등장한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처음 1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3부만 보고 설 연휴 동안 하루 만에 최종화인 10화까지 정주행했다.
<도쿄 타라레바 아가씨>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30대 여성인 세 친구의 연애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주인공은 높은 이상과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어느덧 30대가 된 무명 극작가 린코(요시타카 유리코)와 비슷한 처지인 네일리스트 카오리(에이쿠라 나나), 아버지의 선술집에서 일하는 코유키(오시마 유코). 이들은 이야깃거리만 있으면(주로 연애) 코유키가 일하는 논베에에 모여 한잔하곤 하는데, 우연히 이 가게에 들른 모델 key(사카구치 켄타로)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여자들끼리의 쑥덕공론이니 한심한 망상이라느니 하면서 비난한다. 그날 이후 마음을 다 잡은 친구들은 각자 연애를 시작하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key는 이들의 앞에 나타나게 되는데….
<도쿄 타라레바 아가씨>를 보면서 떠올린 비슷한 드라마가 <내가 연애할 수 없는 이유>다. 요시타카 유리코, 오시마 유코, 다나카 케이가 똑같이 출연하기도 했고, 여자 셋이 몰려다닌다는 설정, 연애가 이들의 주요 관심사라는 점이 그렇다. <내가 연애할 수 없는 이유>를 좋아했는데, 그 비슷한 드라마다 보니 <도쿄 타라레바 아가씨>는 역시나 공감하는 요소도 많고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일드 특유의 교훈적인 이야기라거나 이상한 캐릭터와 만화 같은 연출도 등장하지만 자연스럽게 드라마와 어우러져서 나쁘지 않다(우리나라에선 절대 소화 불가).
이 드라마는 아무래도 30대 여성의 연애와 불안한 심리를 아주 솔직하게 보여준다. 25살 이후 행복해지지 않으면 안돼, 라는 주문을 외면서 연애에 힘쓰게 되고, 20대와 다르게 상처를 받았어도 무덤덤한 척 어른스럽게 대처하려고 노력한다. 이들에겐 연애의 시간이 얼마 없어서 자신과 맞지 않아도 '사랑하지 않으면 안돼' 하고 자신을 다독이거나 누가 봐도 아닌 사람을 쉽사리 놓지 못한다(물론 불륜남과 세컨드는 보는 내내 답답).
그래도 결국 린코는 내버려둘 수 없는 남자에게 부딪치기로 하고 일과 사랑을 모두 잡으면서 끝이 난다(친구들도 각자의 상황에 맞게 알아서). 1화부터 10화까지 지루할 틈 없이 때때로 큰소리로 웃고, 엄청 공감하면서 봤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요시타카 유리코와 사카구치 켄타로가 부딪히는 씬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린코가 계속해서 다른 남자들과 엮이면서 깨닫고 하는 장면 때문인지 이제 좀 둘이 있는 모습을 보려나 싶었는데 드라마가 끝난다. 내가 이러려고 10화까지 달려 봤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그 외에 몇몇 남배우의 용서 못할 헤어스타일 빼고는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이 드라마에서 좋았던 건 요시타카 유리코의 분량! 거의 원맨쇼 급의 분량인데, 연기도 잘하고 귀여워서 보는 내내 엄마 미소를 짓게 된다(동갑인데). 도쿄 타워 많이 나오는 것도 좋고, 몇 번을 돌려봐도 안 질릴 것 같다. 당분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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